생활경제 유통

강남 신사동 ‘가로수길’이국적 매장 즐비..흡사 유럽온 듯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12.04 18:49

수정 2014.11.04 15:51



서울 강남구 신사동 일명 가로수길. 신사역 사거리에서 안세병원 방향으로 40m쯤 가다가 왼쪽 방향으로 500여m거리에 달한다. 왕복 2차도로 양쪽에 2∼3m마다 은행나무 가로수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어 가로수 거리로 불린다.

이 가로수 거리에 최근 서울 강남권 유동인구가 계속 유입되면서 새 유통 1번지로의 성장성이 대두되고 있다.

가로수길은 유럽풍 옷가게, 고풍스러운 앤티크 소품 가게, 이국적인 취향에 초점을 맞춘 외식업들이 들어서 있어 마치 외국의 거리에 왔다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하다.

이국적인 정취를 즐기려는 젊은이들이 몰리면서 가로수길은 강남역 주변과 청담동을 아우르는 또 다른 이색지역으로 변하고 있다.


가로수길은 초반엔 패션유학을 다녀온 학생들을 대상으로 유럽풍 옷가게들이 트렌드를 잡았고 이후엔 고풍스러운 앤티크소품 가게와 이국적인 취향에 초점을 맞춘 외식업종이 잇따라 문을 열고 있다.

웹디자이너 서기영씨(가명·32)는 “가로수길은 보행자들이 자연스럽게 인근 상가의 테라스를 통해 들르게 돼있어 20∼30대 초반 젊은층이 많이 찾고 있다”면서 “최근 2∼3년사이 인근 주택가나 오피스에 디자이너, 푸드스타일리스트, 인테리어업자 등 예술업종에 종사하는 젊은층이 둥지를 틀면서 이에 맞는 여피족 취향의 상가들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이처럼 젊은이들이 몰리고 이들을 위한 먹거리 업소들도 잇따라 등장하며서 가로수길은 젊은이들을 위한 명소로 탄생했다.

지난 3일 찾은 가로수길은 날씨가 추었지만 와인바와 독특한 카페에서 데이트를 즐기는 20∼30대 커플들로 붐볐다. 새로운 업종이 입점하면서 일부 매장에서는 인테리어와 리뉴얼이 한창이었다. 상인들의 표정도 한층 밝았다.

최근 들어 커피빈과 하루카페, 스쿨푸드, 베트남식 쌀국수, 와인바 등 이국적인 분위기가 뛰어난 커피숍, 중대형 외식업체들이 입점하면서 젊은층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가로수길 거리는 압구정이나 청담동에 비해 젊은이들이 어깨를 부딪힐 정도로 북적이지는 않지만 실제 쇼핑이나 외식 등 목적을 갖고 찾는 이들이 많고 근처 직장인들이 몰리면서 새로운 상권으로 부각되고 있다.

정든오뎅바에서 근무하는 김현숙씨(가명·38)는 “최근 들어 와인바나 청주집 등 새로운 음식점들이 잇따라 생겨나면서 예년보다 가로수길을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록시땅 가로수길점 직원 김미현씨(26)도 “직장인들이 찾는 점심 때와 퇴근하고 난 다음 저녁 때 두번 활기를 띠고 있다”며 “지난 4월 오픈한 이후 유동인구가 2배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가로수길이 급부상하게 된 것은 그동안 외진길이고 인테리어 소품 상가 위주였던 곳에 업무타운이 생기면서 젊은층들 유입이 늘고 영화사나 병원, 새로운 외식업종들이 입점하면서 업종이 변경됐기 때문.

식품대기업인 대상은 지난 8월 가로수길에 식초카페 ‘비네오’를 열었다. 53㎡(16평)규모의 이 매장은 하루 매출 30만원 정도로 앞으로 다점포 전략을 위한 ‘안테나’ 역할을 하고 있다. 비네오 박성진 점장은 “최근 다양한 인테리어와 독특한 컨셉트의 가게들이 잇따라 문을 열고 있다”면서 “강남권의 유동인구가 계속 유입되면서 새 유통1번지로 성장할 가능성이 보인다”고 말했다.

커피빈 신사가로수길점도 지난해 9월 오픈 이후 방문객과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처음 오픈한 당시 일 방문객수는 600여명이었으나 최근 들어 많게는 800명까지 늘었으며 매출도 지난해보다 17%나 늘었다.

그러다 보니 임대료가 비싼 청담동이나 압구정에서도 가로수길로 이전해 올 정도다. 청담동이 루이비통과 구치, 프라다 등과 같은 거대한 명품 쇼핑몰을 이루고 있다면 신사동은 이국적인 분위기로 마니아적 취향의 문화공간을 형성하고 있다.

때문에 가로수길로 이전해 오는 상인들이 늘면서 현재 매물도 거의 없는 상황. 보증금이나 권리금 수준도 신사역 핵심지역 수준을 따라잡았다. 실제 인테리어 소품점 중심으로 33㎡면적의 임대시세는 보증금 2000만∼3000만원, 월세 150만∼200만원 수준이다.
과거 권리금에 대한 의미가 별로 없었으나 최근에는 호가 1억원은 줘야 가능하다는 게 주변 공인중개업소의 전언이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수석연구원은 “강남에 위치해 있지만 의류 가격 등 물가수준도 비교적 저렴하고 인사동의 사례처럼 특색있는 상권으로 신사역과 압구정역, 청담동과는 차별화된 이미지가 전달될 것”이라며 “인테리어 소품 전문 지역에서 추가적인 업종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주변 업무지역 젊은층을 더욱 끌어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hongsc@fnnews.com 홍석천 김성환 고은경기자

■사진설명=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이국적인 카페와 와인바 등 중대형 외식업체들이 속속 입점하면서 젊은층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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