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창업

[벤처창업 열전] <11> 전자책의 선구자 북토피아

조용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12.09 18:54

수정 2014.11.04 15:33



미국 최대의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은 지난달 19일 전자책 전용 단말기 ‘킨들’을 출시했다. 킨들은 무선랜을 통해 책·신문·블로그 등 다양한 매체의 글을 저렴한 가격에 다운받아 볼 수 있는 단말기다. 가격은 399달러로 다소 비싼 편이었지만 출시 이틀 만에 전량 매진되는 이변을 기록했다.

아마존은 뉴욕 타임스 월 스트리트저널 위싱턴 포스트 르몽드 등 신문은 물론이고 포브스 포천 타임 등 잡지사와도 계약을 맺었다. 신문별로 월 구독료 5.99∼14.99달러를 내면 한밤중에 자동으로 다음 날짜 신문이 킨들로 다운로드된다. 또한 아마존 전자책 서비스를 통해 종이책 200권 분량을 저장할 수 있다. 특수 잉크를 사용해 종이책에 근접한 화질을 구현해 냈다.

미국에서는 킨들의 히트와 함께 전자책 시장이 급격한 팽창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그리 먼 일은 아니다. 아직 아마존의 킨들 같은 고품질의 전자책 전용 단말기가 출시되지는 않았지만 아마존 못지 않은 전자책 콘텐츠 업체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북토피아(www.booktopia.com)다.

지난 99년 설립된 북토피아는 9년 동안 전자책 외길을 걸어온 전문기업이다. 전자책이 국내에 도입되어 일반인에게 생소하던 시기부터 꾸준히 연구개발을 해왔고 콘텐츠 확보작업을 해왔다. 북토피아의 역사는 우리나라 전자책의 역사와 그 괘를 같이하고 있다. 9년 동안 사업을 유지해 온 만큼 저변도 탄탄하다. 현재 북토피아는 국내 전자책 시장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방대한 콘텐츠, 보유 도서 11만권

북토피아의 강점은 9년 동안 쌓아온 전자책 보안 솔루션과 자체 소프트웨어, 그리고 방대한 콘텐츠의 양이다. 미국 최고의 전자책 업체인 아마존이 보유하고 있는 도서는 9만권이다. 하지만 북토피아가 보유한 도서는 11만권에 달한다.

북토피아는 콘텐츠 공급자인 기존 출판사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9년 동안 시장에서 신뢰를 쌓아 왔다. 또한 저작권 문제 같은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이끌어 내고 있다. 특히 북토피아의 지분중 37%가 출판사들의 소유인 만큼 콘텐츠 확보에 있어서의 강점은 미래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북토피아가 보유하고 있는 방대한 콘텐츠는 통신 대기업이나 포털사이트에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네이버가 제공하고 있는 도서 본문검색 서비스는 북토피아와의 제휴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네이버 역시 북토피아의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방대한 콘텐츠에 힘입어 회원 수도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04년 120만명이던 회원 수는 현재 250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북토피아가 제공하고 있는 ‘U북’ 서비스 이용자의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U북 서비스란 전자책을 휴대폰 단말기로 다운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U북 서비스를 이용하면 장거리 여행이나 휴가 또는 출장을 떠날 때 두꺼운 종이책을 챙기거나 전자책이 담긴 노트북PC를 가지고 가지 않고도 평소에 읽고 싶은 책을 쉽게 읽을 수가 있다.

지난해 1월 SK텔레콤과의 제휴를 통해 시작한 후 첫달 하루 다운로드 건수는 2000건에도 못 미쳤다. 이후 KTF과 LG텔레콤이 각각 올해 5월과 11월에 U북 서비스를 시작했고 현재는 하루 다운로드 건수가 5000권을 넘고 있다.

■“전자책시장 5년 지나면 5000억원 규모”

우리나라의 전자책 시장은 이제 도입기를 지나 성장기에 돌입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의 킨들 돌풍은 우리나라 전자책 시장 참여자와 전자업체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자책 사업의 성장성이 그만큼 높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전자책 전용 단말기 출시가 멀지 않았으며 올들어 전자교과서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온라인으로 학습하는 이러닝(e-learning)이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다. 결국 전자책 시장 규모는 급팽창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북토피아의 오재혁 대표이사는 “향후 5년이면 우리나라의 전자책 시장이 5000억원대의 규모로 급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전자책 시장은 350억원 규모다. 전용단말기가 출시된다면 10배 이상의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

북토피아는 그 때를 대비해 철저한 준비작업을 해오고 있다. 국내 유명 출판사 1200여곳과 제휴를 맺어 원활한 콘텐츠 확보를 가능케 했고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 KTF, LG텔레콤과 U북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또한 네이버, 엠파스, 싸이월드 등에 도서본문 검색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으며 YES24, 인터파크, 리브로, 알라딘, 모닝365 등 인터넷 서점과도 제휴를 맺고 있다. 또한 삼성 자이젠, OK캐쉬백,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 iMBC, 성바오로 등의 업체와도 함께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

오재혁 대표이사는 “북토피아가 선도 업체며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항상 처음 시작하는 자세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북토피아는 올해 300억원대의 매출 규모를 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0년 3억원, 2001년 9억원, 2002년 40억원의 매출을 시현한 것에 비교하면 사업이 안정 궤도에 들어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yscho@fnnews.com 조용성기자

■사진설명=국내 최대 전자책 업체인 북토피아는 시장점유율 75%, 보유서적 11만권을 기록하고 있다. 북토피아가 제공하는 전자책은 컴퓨터, 노트북, PMP, 휴대폰 등을 통해 구현된다.
한 독자가 PMP를 통해 전자책을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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