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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회 핫이슈는 ‘펀드·대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12.13 18:11

수정 2014.11.04 15:15

#사례1. BNP파리바 봉쥬르 차이나 펀드에 올해 초 가입했다가 수익률 100% 이상 재미를 본 이모씨. 카페 재테크 모임에 가입한 그는 최근 송년모임에 참석했다가 재테크 전도사로 떴다. 본인만의 재테크 성공법을 소개하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송년 모임을 보냈다. 제법 돈을 쏠쏠하게 모은 덕에 그날 모임 1차는 이씨가 책임졌다.

#사례2. 최근 동창회 모임에 참석했던 신모씨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정씨는 동창회 모임에서 BBK 관련 정치공방 및 대선 주자간 경쟁력 등에 대해 쏟아지는 논쟁에 끼어들 여지가 없었다.
평소 정치에 관심이 없던 정씨로서는 최근의 대선 상황이 난마처럼 얽혀 이해하기 쉽지도 않을 뿐더러 정치에 대한 회의감마저 깊어졌기 때문이다.

올 연말 송년회가 재테크와 대선을 핫이슈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주가가 2000선 재탈환을 향해 치닫고 있는 가운데 오는 19일 대선도 앞두고 있어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송년회 시즌에 돌입할 전망이다.

특히 올해 주가가 강세장을 연출하면서 재테크도 예금 중심에서 투자중심의 ‘패러다임’으로 변화해 재테크가 송년회 분위기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더구나 BBK공방 및 후보단일화 이슈로 더욱 뜨거워진 대선 일정까지 겹쳐 올해 송년회 분위기가 예년과 같지 않다.

그러나 대선의 경우 정책 대결이 실종된 네거티브 전략이 만연하고 재테크 역시 수익 격차가 커지면서 ‘정치 회의주의’와 ‘경제 양극화’ 현상도 공존하는 형국이다.

증권사 관계자들은 올해를 ‘재테크=펀드’의 해로 규정하고 있다. 올해 주가가 2000선을 돌파하며 한국 증권업계의 한 획을 그은 것은 적금과 부동산에만 매달리던 사람들이 증시로 대거 이동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견인차 역할은 바로 펀드가 맡았다. 올해 송년회에서도 ‘부자되기 노하우’로 적금 대신 적립식 펀드, 자율저축 통장 대신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가입 방법 소개는 기본이 됐다. 저축에서 투자로 패러다임의 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것이 송년회에서 쉽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올 연말 고등학교 동창회에 참석한 김씨는 친구들의 무용담에 깜짝 놀랐다. 올 초 모 펀드에 가입해서 수익률 200% 가까이 달성한 한 대기업의 과장으로 있는 동창은 억대에 가까운 수익을 얻은 것. 이 동창은 그날 10여명이 모인 1, 2차 술자리를 모두 해결했다.

특히 올해 펀드 중에도 최고 인기 메뉴는 ‘중국펀드’와 ‘미래에셋’.

‘다음’ 재테크 고수들 카페에서 만나 오프라인으로 분기별 모임을 갖고 있는 회원들도 송년회 결산 모임을 갖는 게 유행이 됐다. 중국관련 펀드 수익률로 희비가 크게 엇갈리는 경우도 많다. 그도 그럴 것이 같은 펀드라도 올해 초 들어간 사람들은 100% 이상 수익을 냈지만 뒤늦게 10월께 들어간 사람들은 벌써 20∼30% 까지 마이너스 수익이 나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P2P 금융 서비스 업체인 머니옥션도 송년회 분위기를 겨냥해 14일 ‘랜더스클럽’이라는 투자 관련 모임을 만들었다. 연말 송년회에서 최근 재테크 관심이 부쩍 높아진 것에 착안해 온라인상에서 소액 대출을 통해 높은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신개념 재테크를 소개하는 자리를 송년회 시기와 함께 맞물려 준비한 것. 특히 ‘금융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진실’의 저자인 송승용 전문 투자 컨설턴트가 ‘재테크의 흐름과 머니옥션의 투자 가치’에 대해 강연할 계획이다.

연말 대통령 선거도 송년회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고 있다. 그러나 각종 의혹과 폭로전, 검찰수사로 종결된 이번 대선 때문에 ‘속빈강정’이라는 말이 많다. 정모씨는 정책검증도 없이 ‘깜짝’ 이슈로만 움직이는 대선에 각자 울분만 터뜨리고 해결책도 없는 우리의 정치상황에 개탄하는 식으로 흘러가는 송년회 자리에 참석했다가 마음만 상했다.

예년에 비해 각종 ‘카더라’설이 난무하면서 각각 시나리오를 펼치면서 대선 로또 맞히기를 하는 진풍경도 연출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송년회 ‘안주감’이 넘쳐나도 연말 체감경기는 여전히 침체돼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다.

재테크 수익률이 개인마다 차이가 워낙 커 경제적 양극화도 벌어졌기 때문이다. 또한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정작 돈을 번 사람들은 국내 정치와 경제 문제에서 벗어나 해외에 나가 돈을 쓰기 때문이다.

연초 1345로 시작한 코스피지수가 7월 2000을 돌파, 국내 증시도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는 기대에 들떴다. 하지만 불과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다시 1600선까지 무너지며 신천지에 대한 기대는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3개월여 만인 11월1일 코스피지수는 다시 2085까지 치솟았고 20여일 만에 다시 1770선까지 밀리며 갈피를 잡지 못했다.

지수 변화에 휘둘림 없이 연초부터 꾸준히 투자를 해온 사람들에겐 몇 개월 만에 200∼300% 수익을 거머쥐었지만 묻지마 투자를 해온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올해 롤러코스트 장을 맞이하면서 경제적 어려움에 빠지기도 했기 때문이다.

요즘 서울 여의도 주변 음식점이나 술집에는 12월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평소보다 손님들의 발길이 더욱 휑해졌다.


여의도에서 호프집을 경영한 지 3년째인 모 술집 주인은 요즘처럼 파리를 날린 적이 없었다고 말한다.

“대선이 다가오면서 각 기업체마다 법인카드 사용을 자제하면서 각종 접대나 모임이 주류를 이루던 손님들이 확 줄었다.
12월에는 가장 매상이 많을 시기인데 대선이 오히려 장사하는 사람들에게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고 그는 한탄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김주형 이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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