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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에 산다 동·호·동·락] 대우조선해양 서바이벌 동호회 해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12.26 18:37

수정 2014.11.04 14:46



지난 22일 오전 9시 경남 거제시 사두도에서 전쟁 총성이 울렸다.

산 정상에서 M60의 육중한 총소리가 산을 흔들었다. 밑에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일단의 무리들이 산을 오르다 저격수의 사격을 받았다. 한명이 총을 맞고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붉은 피를 흘리며 전사했다. 국군과 미군, 경찰특공대가 한데 어우러진 얄궂은 싸움판이다.


서바이벌 게임을 즐기는 중이었다. 하지만 이런 긴장감도 잠시뿐. 붉은색 옷을 입고 걸어가던 한명이 느닷없이 “저 아웃이라네요”라고 말해 온통 웃음바다가 된다.

대우조선해양의 ‘해적’팀은 국내 서바이벌 게임 수백개 동호회중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모임이다.

상선CM팀 이홍기 차장(동호회 회장)은 “서바이벌 게임은 현재 전국으로 확산되는 레포츠로 거제도에서도 서바이벌 게임을 즐겨보자는 취지로 동호회를 결성했다”고 말했다.

‘해적’(http://cafe.daum.net/ searobber00)팀의 대표적인 ‘아지트’는 거제 근교에 있는 (구)옥포랜드, (구)고현공고 폐교지, 사곡의 사두도 등이다. 20여명의 해적 팀원들은 일요일마다 거제 근교에서 모의 전투를 한다. 가끔씩은 광주, 대전 등 먼 곳까지 원정을 가기도 한다. 최근 상설 서바이벌장 개설을 위해 거제시와 협의를 벌이고 있다.

하루에도 수십번 전투를 치른다. 제대로 된 군장을 메고 뛰면 군대 훈련 못잖게 체력 소모도 엄청나다.

형태는 정글전이나 시가전·스파이전·인질구출 작전 등과 노르망디 상륙작전 같은 상황 재현 등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회원들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 같은 전쟁영화는 놓치지 않는다. 영화 속 장비를 따라 구입하고 주인공의 상황을 겪으며 재미를 만끽한다. 무엇보다 주변에 피해를 주지 않고 게임을 즐기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무엇보다 운동도 되고 묘한 스릴도 있다.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팀 전술을 수립을 통해 단결력과 위기 상황 대처 능력,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정신을 키울 수 있는 만능 레포츠다.” 이홍기 회장의 ‘서바이벌 게임’ 예찬론이다.

‘해적’팀은 서바이벌 전문 잡지에도 소개될 정도로 안팎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들은 1월 초 가족과 함께 무주 스키장을 정기적으로 찾고 8월에는 해양 스포츠가 포함된 야유회를 열고 있어 가족들의 호응도 높다. 회원들 중에는 부인 및 자녀들과 함께 서바이벌 게임에 참가하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다.

대우조선해양 ‘해적’은 지난 10월 경남 밀양에서 전국 서바이벌게임대회를 주최하기도 했다.
제주, 강원 지역을 포함한 전국의 동호회에서 참가해 힘과 전술을 겨뤘다.

이 회장은 “아직까지 창립된지 오래되지도 않았고 회원수가 많지는 않지만 열정만은 어느 동호회 못지 않다”며 “생각만큼 위험하지도 않고 즐길 수 있어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kmh@fnnews.com 김문호기자

■사진설명=대우조선해양 서바이벌 동호회 회원 20여명이 경남 거제 근교에서 서바이벌 게임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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