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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개편·조합합병 중단” 최원병 농협중앙회 새 회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12.27 22:16

수정 2014.11.04 14:43

“내가 중앙회 이사였다면 농협 중앙회 회장이 독단적인 경영을 못하게 했을 것이다. 이제까지 중앙회 운영기준이 있었느냐. 권력 있고 힘 있는 지점 농협에는 수백억원 지원하는 게 말이 되는가. 지방에 쓰러져 가는 영세 조합수가 너무 많다.”

최원병 신임 회장은 27일 당선되기 전 마지막 소견발표에서 투표를 앞둔 전국 1197명의 조합장들에게 규정시간을 넘겨가며 열변을 토했다. 개혁의 화살을 ‘농협중앙회’로 정조준하며 지점 조합장들의 가슴 속을 파고든 것이다.

규정시간 초과로 마이크는 꺼졌지만 당시 최 후보는 더 큰 소리로 조합장들에게 ‘농협중앙회 개조론’을 외쳤다. 이에 조용하던 청중석도 여기저기서 정적을 깨고 ‘옳다’를 연발하며 저마다 최 후보에 동조하는 추임새를 넣었다.

최원병 신임 회장의 취임으로 농협 중앙회의 ‘대수술’이 불가피해졌다.

최 신임 회장이 취임 전부터 공약을 통해 농협중앙회 지배구조의 혁신을 약속했고 이날 소견발표를 통해 농협중앙회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이어갔다.
또 선거과정에서 유달리 ‘중앙회 인사’가 아니라는 중앙회 관련 네거티브 공세에 시달렸다.

먼저 최원병 회장은 공약을 통해 ‘조합이 중심에 서는 농협을 만들겠다’는 기치로 중앙회 슬림화와 자회사 운영 대혁신 및 독단 경영을 막기위한 이사회 기능 정상화 등을 약속했다. 또한 기존 중앙회 중심의 권력을 조합장에게 이동시키는 공약도 내세웠다. 조합장 중심의 농협 개혁위원회 설치 및 중앙회 임직원 윤리 강화 등이 그 예다.

그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중앙회 사업은 대표이사 위주로 하고 회장은 이사회 의장으로서 대외 활동과 농협 발전 방향 설정에 전념할 것”이라고 밝혀 전면적인 농협중앙회 체제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한 최 회장은 이날 소견발표를 통해 가장 먼저 그동안 농협중앙회가 추진해 오던 조합 간 합병에 대해 먼저 제동을 걸었다. 최 회장은 “일방적인 조합 합병 계획을 전면 중단하겠다”며 “자율적인 합병을 추진해 현재의 2배인 60억원의 합병지원금을 상환기간 10년 연장해서 제공하겠다”고 공약을 내세웠다.

게다가 최 신임회장이 농협중앙회 때문에 당선되기까지 적잖은 마음 고생을 했다. ‘조합장 출신이 중앙회를 잘 운영할 수 있겠나’, ‘최원병이 회장되면 권력유착이 우려된다’는 식의 흑색선전과 인신공격이 난무해 선거기간 내내 최 신임회장의 심정은 더 단단해졌다는 후문이다.
오죽하면 최 회장도 이날 자신에 대한 흑색선전물을 소견발표시 공개하며 “제가 12번의 선거를 치렀지만 이번처럼 흑색선전이 난무하는 경우는 처음 봤다”고 말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에 따르면 역대 어느 선거보다 이번 선거는 농협중앙회의 ‘후보 줄서기’ 관행뿐 아니라 상호간 각종 흑색선전과 상호비방이 심했다.


이 밖에 농협중앙회는 최근 시중 자금 이동으로 인한 은행, 저축은행 및 새마을금고, 신협 등과 치열한 ‘서민금융시장에서 살아남기’ 경쟁을 벌여야 하는 숙제가 남겨져 있다.

/powerzanic@fnnews.com 안대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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