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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신년특집]“기업하기 좋아지면 7% 성장 가능” 100대 기업 CEO

차석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12.31 23:40

수정 2014.11.04 14:25

파이낸셜뉴스가 2006년 매출액 100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설문조사는 모두 71명이 성실하게 답변을 해주었다. CEO들은 새해 우리경제에 복병이 도사리고 있지만,전반적으로 새해 우리 경제를 낙관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새로운 정부 출범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나타냈으며 실제 재도약을 위한 경영의욕도 피부에 와닿는 느낌이 들 정도로 뜨거웠다.

설문조사내용을 보면 CEO들은 신정부가 규제를 완화하는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준다면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공약으로 내건 '대한민국 747공약(7%경제성장,국민소득 4만불,세계 7위 경제국가)'달성도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새해 우리 경제 대체로 낙관

경제 현장에서 실물경제를 담당하고 있는 100대기업 임원및 CEO들은 새해 우리경제 전망에 대해 대체로 낙관했다. 이들중 새해 우리 경제가 지난해보다 좋을 것이라고 응답한 수가 전체의 41.42%에 달했다. 여기에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비율 44.28%를 포함하면 무려 85%가 올해 우리 경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았다.

반면, 14.28%만 지난해 보다 좋지않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매우 나쁠것’으로 보는 응답자는 한명도 없었다.

이들중 3분의 2정도가 새해 우리 경제성장률이 대체로 올해 수준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5.0%∼6.0% 사이 성장률을 응답한 경우도 33.80%에 달해 전반적으로 새해 우리 경제에 대대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6%이상은 단 한명도 없어,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공약으로 내건 7% 성장률에 대해서는 달성이 쉽지 않다는 시각을 갖고 있음을 드러냈다.

특히, CEO들은 올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파장에 따른 환율 등 세계 금융시장 불안을 새해 우리 경제의 최대 걸림돌로 꼽았다.

응답자의 47.88%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최대 장애물로 꼽았다. 이어 국제유가 등 원자재가격 상승이 36.61%로 뒤를 이어 이들 2개요인이 새해 우리 경제의 성패를 좌우할 최대 요인으로 답했다. 이와함께 세계 경제 성장률 둔화도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응답이 15.49%에 달했다.

이와함께 기업들의 양극화는 올해도 해소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전체 응답자의 50%가 넘는 51.42%가 올해보다 양극화가 더 심화될 것으로 답했다.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답한 경우도 32.85%인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기업들의 양극화가 새해에도 더 심화될 것으로 보는 경우가 85%에 달했다.

실제 차츰 해소될 것이다고 응답한 경우는 15.71%에 그쳤다.

■증시는 ‘긍정적’, 부동산은 ‘글쎄’

설문참여자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우리 증시가 긍정적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지난해 주식시장은 사상 최고치 돌파,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이 사상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하는 등 풍성한 기록을 쏟아낸 한해였다.

또한,외국인들의 줄기찬 차익실현 매물공세에도 불구하고 펀드 등을 통한 개인들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물량을 소화한 점이 새해 증시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갖게한 요인으로 풀이됐다.

실제 지난 연말 서브프라임사태로 인해 조정국면을 맞기는 했지만, 연중 상황으로 보면 전반적으로 양호한 흐름이 지속된 2007년이었다.

응답자들은 55.07%가 2007년과 비슷할 것이라고 가장 많이 답했다.‘좋다’(34.78%) 매우좋다(8.69%) 등 시장이 좋아질 것이라고 한 답변이 43%를 넘어, 전반적으로 주식시장을 낙관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그러나 연말 코스피지수는 전체의 69.69%가 2000∼2200으로 답해, 전체적인 흐름은 긍정적이지만 큰 폭의 지수상승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지수 2200∼2500도 24.24%로 전체의 4분의1에 달했다. 반면 2000이하로 부정적 시각은 4.54%에 그쳤고, 2500이상도 1.51%에 머물렀다.

이는 지난해 지수가 큰 폭 상승한데다 올해는 부동산경기가 풀릴 경우 부동자금이 증시에서 부동산시장으로 이탈될 공산이 크기 때문으로 보여졌다.

아파트나 주택가격은 새정부들어서도 큰 폭 상승을 기대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응답자의 61.76%가 2007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답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년보다 더 오를 것이다’고 응답한 수치가 25.0%로 ‘내릴 것’이라고 답한 5.88%에 비해 월등히 높다. 전체적으로는 새정부이후 부동산경기가 다소 풀리면서 주택 가격 상승세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새해 부동산 경기가 다소 풀릴 것으로 기대들은 하고 있지만, 양도소득세나 종부세 등 각종 세제를 당장 풀기 힘들기 때문에 부동산거래가 활발해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삼성특검 경제 악영향 우려 커

100대기업 CEO들은 삼성특검이 경제에 커다란 악영향은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전체 응답자의 52.17%는 삼성특검이 경제에 약간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답을 했다. 이는 삼성특검으로 전체 경제가 휘청거리지는 않더라도 어느 정도는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시각인 셈이다.

특히, 14.49%는 크게 미친다고 응답해 주목을 끌고 있다. 이는 삼성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자칫 삼성특검이 장기화되거나 예상외의 대형 돌발악재가 터진다면 삼성이 어렵게 되고, 그여파가 고스란히 경제에 악영향으로 미칠 수 있다는 시각이다.

기업인들은 또 새해 원활한 경제성장을 위한 적정 원·달러 환율은 업종별로 다소 차이는 있었지만 대체로 달러당 910∼950원사이가 되어야 한다고 답했다.

극소수이기는 하지만 980∼1000원이 되어야 한다고 답한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900원이하는 단 한명도 답하지 않아 기업들의 마지노선은 900원이상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지난해 세계경제를 위협했던 국제유가는 배럴당 70∼80달러가 원활한 경제성장을 위한 적정 유가로 분석했다.이미 90달러를 오르내리고 1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속에서 배럴당 70∼80달러는 지난해 우리의 도입가격과 유사해,전체적으로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실제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말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 기업들은 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연평균 89.9달러, 원·달러 환율은 연평균 924원으로 전망하고 경영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 이현석 상무는 “고유가와 환율 등이 경제성장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정부는 금리와 환율의 안정적인 관리는 물론 유류세 인하 등을 통해 기업의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여기까지 1P)

■M&A통해 신성장엔진 찾는다

기업들 10곳 중 3곳은 인수합병(M&A)에 나설 전망이다.

“2008년에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국내외 M&A 계획이 있는지?”라는 물음에 35.93%가 “있다”고 답했다. 이는 기업들이 최근의 성장 정체를 타개하고 신수종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M&A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투자 확대 등을 통해 기존 사업을 확장하는 데 주력해 왔지만 앞으로는 성장동력 확충을 위해 M&A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며 “(M&A가)필요한 회사가 있고 필요한 상황이라면 M&A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M&A 대상도 응답자의 56.52%가 국내외 기업들 모두를 대상으로 한다고 답했다.

이는 탄탄한 ‘M&A 실탄’을 기반으로 한 인수ㆍ합병(M&A)을 통해 외국 선진기술을 통째로 획득하려는 국내 금융ㆍ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금융연구원 이윤석 연구위원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세계 경제가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해외 기업 인수는 주가 하락 등으로 위험보다는 오히려 기회가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최근 대내외적인 환경이 변하고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M&A에 나설 때”라고 말했다.

내년 현대건설, 하이닉스, 대우조선 등 초대형 M&A 매물과 관련, 88.88%가 관심 없다고 답했다. 단독(2.22%)이나, 컨소시엄(2.22%), 소주주(6.66%) 형태로 참여하겠다고 답한 것을 보면,대부분의 기업들이 이들 매물을 인수하기에는 인수규모가 너무 부담스럽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기업들은 5∼10년후 우리경제를 이끌어갈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헬스케어, 엔터테인먼트, 환경 및 에너지, 차세대 통신, 지능형 부품 및 소재, 메카트로닉스, 비즈니스 서비스, 라이프 서비스 등이 유망할 것으로 보았다.

내년 고용계획은 2007년 수준이 80.59%, 2007년 채용보다 높은 수준이 11.94%를 차지, 전체의 92.53%가 올해보다 채용을 늘리겠다고 답했다. 신규채용을 하지 않거나(4.47%), 올해보다 낮은 수준(2.98%)인 기업은 7.45%에 그쳤다. 전반적으로 내년 고용시장은 올해보다 크게 나아질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들 투자 확대 늘리겠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투자확대가 이어질 전망이다.그 동안 설비투자를 옥죄었던 각종 규제와 반기업 정서, 불확실성이 걷히고 친기업적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일부 기업들은 신규 투자를 새롭게 구상하거나, 당초 계획보다 최고 두 자릿수 이상으로 투자 규모를 확대하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조금 늘리겠다”와 “대폭 늘리겠다”는 응답이 각각 9.37%, 40.62%로 절반에 달했다. 여기에 2007년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응답도 46.87%이었다. 이로인해 실제 투자는 이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그룹은 내년 초 발표할 ‘2008년 경영계획’에서 그룹 전체 매출이 사상 처음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연구ㆍ개발(R&D)을 비롯한 투자비를 대폭 늘릴 방침이다. LG그룹은 아직 내년도 투자계획을 확정하진 않았으나, LG필립스LCD LG화학 등 일부 계열사를 중심으로 투자 규모를 올해보다 최고 두 자릿수 이상 늘릴 전망이다. SK그룹은 내년 투자 규모를 올해보다 10% 정도 증가한 7조7000억원 대로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국내 600대 기업 투자총액(80조원)의 약 4분의 1을 점하는 삼성그룹은 특검 수사를 앞두고 있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설비투자 규모는 1000억∼5000억원이 49.12%로 가장 많았다. 이어 1000억원이하 26.31%, 5000억∼1조원 10.52%, 1조원 이상 14.03% 순으로 집계됐다.

2007년 대비 설비투자 확대 규모는 5∼10%와 20%이상 늘리겠다는 기업이 각각 22%에 달했다. 10∼20%라는 곳도 18%에 달해 조사대상 10곳 중 6개 기업이 5%이상 투자확대를 계획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5% 미만이라는 응답도 38%로 나타나 많은 기업들이 미래에 대해 여전히 불안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새정부,규제완화로 경영의지 북돋아야

“기업인들이 투자할 수 있는 경제환경이 완전히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당선 후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이 당선자의 말대로 2008년 한해 새로운 정부에 대한 기업들의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도 높다. 각종 규제를 완화하거나 없애 기업의 투자를 유도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도 이 같은 기대감은 잘나타난다. “새 정부에서의 기업 경영 환경은 어떻겠느냐”는 “물음에 매우 좋아질 것이다”(13.04%), “다소 좋아질 것이다”(85.50%)등 긍정적 답이 98%를 넘고 있다.

반면 “변화없다”고 답한 기업은 1.44%에 그쳤고, “더 나 빠질 것”이라는 답은 하나도 없었다.

새 정부가 가장 우선적으로 해주길 바라는 것은 역시 ‘경기 회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42.74%(복수응답)가 “경기회복”을 꼽았고,이어 ‘성장잠재력 확충’ ‘경제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이외에도 기업들은 일자리 만들기, 계층간 양극화 해소, 부동산 가격안정등을 꼽았다.

새정부에 바라는 우호적 경영환경 조성으로는 “규제완화”가 가장 많았다. 이어 ▲반기업정서 완화 ▲노사 상생문화 조성 ▲노동운동에서의 준법정신 고양 등의 순이었다.

노동정책에서는 “신정부의 노동정책 변화 중 가장 시급한 선결과제는 무엇이라 보는가”라고 물은 결과 43.66%가 “노동단체의 파업과 집단행동 등 비 합리적인 방식동원”을 꼽았다. 이는 기업들이 노동계의 단체 파업 등에 대해 강한 우려를 보이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도 기업들은 경제활성화를 위해 새정부에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가장 많이 주문했다. 아울러 시장경제 기반의 공고화를 비롯해 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데 주력하고, 본연의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달라는 주문이 다수를 차지했다.
또한,세금의 급격한 인상을 지양해달라는 주문도 적지 않았다.

/cha1046@fnnews.com 차석록 김문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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