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창업

[벤처창업 열전] 김명운 디엔에프 대표 인터뷰

이재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1.13 16:28

수정 2014.11.07 15:28



“초등학교 시절부터 오직 과학자가 되겠다는 믿음이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 아닐까 싶네요.”

반도체 재료기업인 디엔에프의 김명운 대표는 화학이란 단어를 빼면 이야기가 안 될 정도로 화학을 사랑한다. 연세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KAIST 화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한화석유화학 중앙연구소 팀장까지 지내는 등 오직 화학연구에만 매진했을 정도다.

그는 대기업에서 할 수 없었던 부분에 새롭게 도전해 보고 싶어 지난 2001년 벤처기업인 디엔에프를 설립했다. 대기업이 주요 아이템만을 다뤄 연구의 폭이 좁았다면 벤처기업은 새롭고 다양한 학문을 다룰 수 있다는 생각에 과감히 도전장을 던진 것.

김 대표는 “제품을 스스로 개발한 뒤 산업현장에 적용될 때면 큰 성취감을 느낀다”면서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판단력, 빠른 의사소통 등은 벤처기업만이 가진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초기 회사설립 과정에서 투자를 받기 어려워 너무나 고생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연구개발 투자만이 살길’이라고 믿었던 김 대표는 정부 연구개발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수주를 따내는 등 부족한 자금은 오직 연구개발의 성과로 충당했다.


김 대표는 “회사설립 당시 ‘3년만 고생하자’는 생각을 했는데 5년이라는 시간이 걸리게 됐다”면서 “6년차부터 매출이 발생. 지난 2005년 말부터 삼성전자에 제품을 공급하면서 흑자로 전환했고 지난해 하이닉스와도 계약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디엔에프의 제품을 포도주에 비유하기도 했다. 숙성기간을 거친 제품들이 연도별로 준비된 상태에서 언제든지 제품을 계속 공급할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코스닥에 상장된 소감을 묻자 김 대표는 “책임감이 많아졌다. 회사의 틀을 갖추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매년 심사를 받기 때문에 회사 시스템을 제대로 갖춰 나갈 수 있는 여건이 되고 좀 더 엄격한 자기 능력을 평가받을 수 있어 좋지 않겠느냐”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5월 디엔에프는 자사 공장에 에탄가스 폭발화재로 7명이 다치고 7억4000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직원들을 일일이 격려하기도 했다.

디엔에프의 캐치프레이즈는 ‘꿈이 있고 꿈을 나누고 꿈을 나누는 회사’다. 그만큼 김 대표는 긍정적인 생각과 열정적인 행동,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면 꿈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한다. 행동으로 보여주고 따뜻하게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라고 직원들에게 항상 강조한다.

그는 지난 2006년 관내 어려운 이웃에 써 달라며 이웃성금으로 1000만원을 기탁했다. 그는 주주, 직원, 투자자들과 함께 성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받은 만큼 돌려준다는 기업이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수익의 60%는 재투자하고 주주들과 임직원에게는 각각 15% 배당하고 나머지 5%는 사회에 환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유형의 가치만 쫓다 보면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며 “무형의 가치를 잘 판단한다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스로 목표를 정립하고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기업은 인격체다.
디엔에프가 좋은 인격체로 성장하기 위해 부모님 같은 존재로 열심히 일하겠다”고 덧붙였다.

/why@fnnews.com 이재설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