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창작의 산실서 피워낸 ‘천송이 꽃’..가나아트 입주작가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1.28 15:10

수정 2014.11.07 14:07

화가와 아뜰리에는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화가들에게 작업실 확보는 곧바로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다. 그러나 작품활동만으로 생활고를 해결해야 하는 작가들에겐 작업실 꾸리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이제 갓 프로세계에 입문한 젊은 작가들 경우는 더더욱 절실한 문제다.

■가나아트갤러리 작가지원 활발
지난 2002년부터 상업화랑인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갤러리가 운영하고 있는 공동 아뜰리에 시스템은 화가들에게 더없는 공간이다.
평창동 아뜰리에 총 300평의 건물에 30평씩 개인 작업실을 내주는 것을 시작으로 지난 2006년 5월부터 경기 장흥에 1차 장흥아뜰리에를 운영하면서 입주작가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

평창동·장흥아뜰리에 최장 입주기간은 2년. 지난 2002년부터 현재까지 50여명의 입주작가가 탄생했다.

‘공동 입주’ 형태의 아뜰리에는 작업실이 단순하게 작가 개인의 작품 생산장 역할에서 머물지 않았다. 가나아트갤러리는 입주작가들에겐 갤러리스트, 스페셜리스트, 평론가 등 미술계 인사들에게 적극 프로모션했다.

아트마케팅, 기업마케팅 등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작품을 함께 만들어가는 일들도 진행했다. 좋은 작가와 좋은 컬렉터, 기업을 매개하는 역할에 정성을 들였다.

컬렉터와 기업들은 21세기형 패트론으로서 작가들을 후원하고 작가들의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했다. 덕분에 90% 이상 작가들이 개인전을 열었고 입주작가들은 미술계에서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다.

■아뜰리에 입주작가 34명 졸업전
창작의 산실로서 작업실의 역할과 그 가치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2006년 평창동 아뜰리에 입주한 3기 작가들 11명(금중기 김유선 김종학 문경원 박병춘 백승우 손진아 안성하 박보순 안종대 임상빈)과 같은 해 처음 문을 연 장흥 아뜰리에 입주한 1기 작가 23명(강영민 김병훈 김지혜 노세환 도성욱 박선기 반미령 석철주 이경호 이동재 이재삼 이정웅 이지은 이한수 이호철 정경희 정규리 정명조 한기창 한승구 한젬마 현혜성 홍지연)이 한데 모여 전시회를 연다.

지난 2년간의 아뜰리에 작업시간을 마무리하고 그간의 작업을 정리하여 선보이는 졸업 보고전이다.

서울 인사아트센터에서 오는 2월10일까지 여는 전시 제목은 ‘천송이 꽃을 피우자.’다. 안젤름 키퍼의 동명 작품 ‘천송이 꽃을 피우다’에서 제목을 빌려온 이 전시는 ‘온갖 꽃이 함께 피어나듯이 많은 사람들이 각기 주장을 펼친다’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공동 창작환경 속에서 다양한 작가들이 다양한 작품을 생산할 수 있는 안식처인 동시에 꽃을 피워낼 씨앗을 뿌려주는 텃밭에서 탄생된 작품들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술시장 활황속에 주목받았던 입주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한국미술의 오늘을 조망해 볼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입주작가 해외로 진출...3월엔 파리서 전시
이 전시는 서울∼부산∼파리까지 이어진다. 3월부터 열리는 파리 전시는 파리 시테 데자르 전시장에 펼쳐진다. 96년 처음 파리 시테 데자르에 작가 작업실을 마련하면서 본격화된 가나아트갤러리와 파리 시테 데자르의 10여년 교류를 기념하는 의미있는 자리다.


가나아트갤러리 이옥경 대표는 “가나아트 아뜰리에는 당장 작업실이 필요한 젊은작가뿐만 아니라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자 하는 중견작가들에게도 문을 열어 안정적인 환경에서 작품활동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독려해 왔다”면서 “앞으로 국내에서 행해오던 작가 교류의 장을 해외까지 확장시킴으로써 좀더 본격적이고 적극적으로 작가들이 해외 미술계와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가나아트아뜰리에는 장흥에 조각아뜰리에를 오는 5월 완공예정으로 있다.


또 3월부터는 현대미술의 메카 미국 뉴욕에 가나아트갤러리와 뉴욕 아뜰리에를 동시에 오픈할 예정이다.

/hyun@fnnews.com 박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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