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면된 전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이 미국과 중국, 베트남 등 해외 방문길에 오른다.
이에 따라 김 전 회장이 재기를 위해 운신의 폭을 넓히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김 전 회장은 새마금 사업에 자신의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조언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이같은 관측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김 전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동호 대우차판매 사장은 지난 2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전 회장이 휴식을 위해 미국 등 해외 방문을 구상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과거 김 전 회장의 수행비서로 3년간 일한 경력이 있다. 그는 또 김 전 회장이 사면 이후 서울 방배동 자택과 남대문 대우재단빌딩내 사무실을 가끔 오가면서 김회장을 만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5일 김 전 회장을 만났다는 이 사장은 “김 전 회장이 비자를 만들어야겠다. 한바퀴 돌고와야겠다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이 사장은 “설연휴를 전후해서 미국과 중국, 베트남 등 해외를 방문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김 전 회장의 움직임에 대해 이 사장은 “워낙 부지런한 분이신 데다 국제감각이 뛰어나신 분”이라며 “해외를 돌며 (경영)감각을 다시 익히실 생각을 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재기를 위한 움직임으로 봐도 되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나이가 많으신데다 지금은 건강이 우선”이라며 이 사장은 김 전 회장의 재기 가능성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사장의 확대해석 경계에도 불구하고 재계는 김 전 회장이 다시 경제활동에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자금 등 경제적인 측면에서 무장해제된 상태지만 김 전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워낙 강하기 때문이다.
돈 보다도 더 강하고 무서운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한 김 전 회장에게 돈이라는 현물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해외 방문국도 그렇다.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과 베트남을 비롯해 세계 경제를 이끌고 있는 미국 등 방문국 모두 과거 김 전 회장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국가들이다.
이에 따라 대우차판매와 함께 김 전 회장이 거동하지 않겠느냐라는 설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대우차판매가 자동차판매와 금융, 건설부문 등 3개 부문으로 운영되고 있는 회사인 점을 감안, 대우차판매의 건설부문 해외 진출이 활발해 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베트남의 경우 더욱 더 그렇다. 베트남은 경제발전과 함께 한창 건설 붐이 일고 있어 이같은 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베트남은 김 전 회장이 마지막으로 칩거했던 국가다. 이는 김 전 회장이 베트남에 적지않은 영향력이 있음을 의미한다.
김 전 회장은 베트남 뿐만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등에도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국가 모두 경제발전이 눈부신 국가들이다.
‘김 전회장을 대우차판매의 회장이나 고문으로 추대할 수도 있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이 사장은 “지금은 그런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니다”며 “대우차판매의 직원들은 그렇게 하고 싶어하지만 그 분이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신지 아직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여론을 의식한 듯 확인이 필요한 구체적인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서는 한발 물러섰다.
이 사장은 기자들과의 대화를 하는 동안 줄곧 김 전 회장을 ‘우리 회장님’이라고 호칭했다.
또 이 사장과 동석한 유태기 전무 등 대우차판매 중역들 모두 김 전 회장에 대해 깍듯한 존칭어를 쓰는 등 옛 대우와 김 전 회장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재계 일각에서는 김 전 회장이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재기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베트남 등 일부 국가에서 국빈대우를 받는 김 전 회장이 해외에서 펀드를 조성, 현지국가의 국책사업을 이끌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남다른 애국심을 가지고 있는 김 전 회장이 한국기업에 보다 많은 기회를 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방식으로 국가와 국민에게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보답하지 않겠는냐라는 것이다.
안석수 대우차판매 홍보팀장은 “김우중 전 회장과 대우차판매를 연결하는 것은 너무 앞서가는 것”이라며 “다만 이 사장이 김 전회장을 깍듯이 예우하는 것은 과거 의리를 중시하기 때문이고 또 이러한 이 사장의 의리때문에 직원들이 더욱 더 결집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fncho@fnnews.com조영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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