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해가 바뀔 때마다 새로운 결심을 한다. ‘올해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결심말이다. 그런데 그 결심도 3일을 넘기기가 어렵다. 그래서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생겼는가 보다.
그러나 아직 늦지 않았다. 2007년 정해년이 끝나고 2008년 무자년이 시작되는 이번 설연휴에 베트남이 낳은 선사(禪師) 틱낫한 스님의 경구들을 가슴에 아로 새기며 다시 한번 인생출발점을 삼을 수 있으니까. 틱낫한 스님의 법문을 아름다운 사진과 함께 곁들인 ‘틱낫한의 포옹’(현문미디어)은 새로운 한 해와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할 때마다 우리의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화두 53가지를 던지고 있다. ‘삶과의 약속을 어기지 마십시오’ ‘이해하는 만큼 사랑할 수 있습니다’ ‘삶의 기적은 지금 여기에 있습니다’ ‘당신의 한 걸음 한 걸음으로 지구와 화해하세요’ ‘매 순간을 스스로 결정하면서 사십시오’ 등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가 우리 인생의 스승이 내리는 경구같다.
특히 틱낫한 스님은 두려움을 갖거나 자기회의를 하게 되면 절름발이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며 지금 이 순간 행동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떤 일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만 가질 게 아니라 직접 찾아가는 용기와 결단, 그리고 지금의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얼마나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사람인지를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인생에 있어서 정답은 없다. 그러나 우리보다 먼저 깨달음의 길을 가고 있는 틱낫한 스님이 우리에게 던지는 화두를 책에서 미리 읽어보자.
“과거는 이미 지나갔고 미래는 아직 여기에 오지 않았습니다. 지금 이 순간만이 우리에게 있고 우리는 지금 이 순간만을 누릴 수 있습니다. 과거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내일을 걱정하지 마십시오. 지금 이 순간을 만나기 위해 자기 자신에게 돌아가십시오.”(22쪽)
“꽃이 시들면 꽃잎은 퇴비가 됩니다. 그리고 그 퇴비 위에서 정말 아름다운 꽃이 새롭게 피어납니다. 당신의 번뇌는 당신의 퇴비이고 당신의 꽃입니다. 그것은 슬픔, 회의, 시기심, 거절의 마음일 수도 있고 이해, 사랑, 용서일 수도 있습니다. 번뇌는 유기적인 것입니다.”(86쪽)
“삶의 기적은 ‘지금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삶의 기적을 우리 자신 안에서, 우리 주변 도처에서 느낍니다.…그러나 우리가 과거 때문에 괴로워하고 미래를 두려워하며 걱정하고 있으면 ‘지금 여기’에서 세상의 모든 기적과 결코 만날 수 없습니다. 미래의 기적을 기다리지 마십시오.”(90∼91쪽)
“우리 안에는 우리가 언제든 쉴 수 있는 아름다운 섬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우리는 평안과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때, 내 마음대로 일이 없다는 생각이 들 때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자기 자신에게 돌아가십시오. 거기에서 당신은 쉴 수 있습니다.”(187쪽)
/noja@fnnews.com노정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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