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퍼 일키의 경제 산책] 中 선물거래시장은 ‘성황중’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2.11 16:29

수정 2014.11.07 13:15

수년전 나는 상하이 선물거래소가 상하이 푸디안로(路)의 자사 건물에서 자사 깃발을 펄럭이는 가운데 개최한 콘퍼런스의 선전부스 뒤에 서 있었다. 그때는 토요일 아침이었고 우리 일행 3명은 각자 세계의 다른 곳에서 왔다. 싱가포르, 일본, 미국에서 온 우리는 거래소 상품을 팔기 위해 혈안이 돼 있었다.

우리는 토요일 오전에 열린 콘퍼런스가 과연 무슨 타당성이 있을까 의아해했다. 토요일 오전에는 주로 차 한잔 마시면서 신문을 읽었을 뿐 다양한 상품이나 설탕, 석유, 고무 등에 관한 경제적 담론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콘퍼런스에 참석한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참석자들이 꾸역꾸역 몰려들기 시작했다. 정장에 타이를 맨 신사부터 아줌마 아저씨, 젊은 학생, 손을 마주 잡은 부부 등 모든 이들이 속속 들어와서는 팸플릿을 모으고 정보를 구하고 묻고 배워 나갔다. 9시가 되자 실내는 꽉 메워졌다.


중국내 기관투자와 일반 개인투자 모두 급속한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2008년 1월 9일 상하이 선물거래소(SHFE)는 학수고대하던 금 거래를 시작했다.

UBS 런던의 귀금속 시장 전략가 존 리드는 상하이 금선물 거래 개시를 2003년 금괴시장에 상장펀드가 도입된 이후 가장 중요한 발전이라고 평가했다. 2008년 1월 거래량은 119만8716계약으로 2월 5일 익월물은 1만7456계약에 이른다. 이는 지난 수년간 가장 성공적인 상품계약 출발이라고 주장할 만하다.

그렇다면 이 가운데 얼마 정도가 개인 투자이고 기관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거래소는 일반적으로 거래 참여자들의 스펙트럼을 넓게 하고 균형을 맞추려고 한다. 기관투자가, 투기꾼, 개인투자 등 말이다. 어느 한 쪽이 시장을 지배하게 되면 가격 왜곡을 부를 수 있고 상품계약이 해당상품에 대한 적절한 지침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SHFE의 개인투자 거래가 확대되면 개인투자자들이 시장에서 썰물 빠지듯 빠졌을 때 거래 규모가 급감했던 도쿄상품거래소(TOCOM)의 전철을 밟게 될까?

많은 투자자들은 SHFE의 석유선물 거래에 미온적인 대신 장외거래(OTC)를 선호한다. SHFE의 선물가격이 상품 가치에 대한 제대로 된 잣대가 아니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SHFE의 금선물 역시 그럴까?

현재 SHFE의 금계약은 국제시장 기준으로 간주되고 있는 뉴욕 상품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금보다 온스당 100달러 이상 높다. (COMEX는 지난 1994년 NYMEX에 인수됐다. 지금은 NYMEX라고 표기하는 것이 옳지만 NYMEX 가운데서도 옛 COMEX 부문이 귀금속 등 거래의 중심이어서 이렇게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역주) 확신할 수는 없다. 중국이 외환시장을 내외국인들이 자유롭게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개방하지 않는 이상 답을 알 수는 없다.

중국인들이 거래에 참여함으로써 이득을 보게 되는 것은 중국 상품시장만이 아니다. 일부에서는 중국 투자자들과 실수요자들이 홍콩을 통해 주당 런던금속거래소(LME) 구리 2만계약을 거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메이키 메탈 인터내셔널 그룹(MMIG)에 따르면 2007년 22% 성장세를 기록했던 중국의 구리 소비는 신용억제 정책으로 인해 올해 8% 확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최근 정제 구리에 대한 수입관세 면제로 인해 거래활동이 활발해 질 것으로 보인다.

이제 상황은 어떻게 전개될까? 중국인들의 역내, 역외 거래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약10년 전인 1998년 2월 12일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이자 아시아 지역 회장인 스티븐 로치는 “이번의 중국은 다르다”는 제목의 에세이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나와 우연히 말을 나눴던 열정적이고 문제 해결에 정열적이던 중국 관리들의 눈에는 뭔가 있다.
대화는 직설적이고 활력에 넘쳤으며 이기주의와는 너무도 거리가 멀었다. 그들이 말하는 새로운 중국은 지금과는 너무나도 확연히 다르다.
” 로치가 10년 전에 본 중국은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또 우리가 내일 마주하게 될 중국이다.

/정리=dympna@fnnews.com 송경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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