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26일 새 정부의 내각 인선과 공천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난해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초대 내각 및 청와대 비서진 인선을 당초 정 의원과 박영준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이 주도한 점을 감안하면 누구에게 칼끝을 겨누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인수위에서 정 의원과 함께 일했던 핵심 멤버들은 이번 청와대 비서관, 행정관 인사에서 기획, 정무, 민정 부문이 아닌 경제, 정책 등 엉뚱한 곳으로 배치되면서 ‘부글부글’ 속을 끓이고 있다. 대선 당시 선대위에서 전략기획팀장을 맡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기획조정분과 전문위원을 역임해 기획, 또는 정무 부문 비서관으로 갈 것으로 예상됐던 이태규씨가 비서실장실 연설기록비서관으로 선임된 것이 단초가 되고 있다.
청와대에 인사기록 카드까지 제출했던 일부 행정관의 경우 이번 인사에 정면으로 반발, 정식 임명장도 받기 전에 청와대를 떠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대선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대선의 뒤처리가 끝이 없기 때문”이라며 “뒤처리에는 별의별 일들이 많지만 그중 제일 크고 힘든 일이 ‘고생한 사람’들에 대한 처우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지금 진행되고 있는 정부 인선과 한나라당 공천은 총선에서 압승한다는 전제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 참으로 아슬아슬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대선이 끝나고 대통령을 만들었다는 말들을 한다. 한마디로 웃기는 얘기다. 도대체 누가 대통령을 만든다는 말이냐”면서 “나 자신도 내가 대통령을 만든 게 아니라 대통령이 될 사람을 잘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주장하기도 했다.
정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사실상 이번 내각 인선 및 공천 과정에 관여한 인사들에게 책임론을 제기하고 나선 것으로 향후 이 대통령을 둘러싼 본격적인 권력 투쟁이 시작될 것임을 암시했다. /courage@fnnews.com전용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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