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美 증시 호재에만 민감..바닥임박?

오미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2.27 20:18

수정 2014.11.07 12:07



최근 미국증시가 악재에는 둔감하고 호재에는 민감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 증시 바닥론에 대한 기대가 일고 있다.

미국 주요 증시가 26일(현지시간) 일제히 상승했다. IBM의 자사주 매입 소식에 힘입었다.

다우존스 산업종합지수는 전일보다 114.70포인트(0.91%) 올랐으며 나스닥지수도 17.51포인트(0.75%) 상승한 2344.99로 거래를 마치며 뉴욕증시가 3일째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 증시는 이날 발표된 주요 경제 지표들이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자극했지만 악재에는 둔감해지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날 미국의 1월 도매물가는 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예상치인 0.4%를 크게 웃돌았으며 지난해 도매물가가 7.4% 급등하며 26년 만에 가장 크게 상승했다. 게다가 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월 87.3에서 75.0으로 12.3포인트나 떨어졌다. 이와 함께 지난해 12월 S&P/케이스-실러 주택 가격 지수는 전년동기 대비 9.1% 하락해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하는 등 전반적으로 암울한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금융전문가는 이미 뉴욕증시에는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기 때문에 이제는 바닥을 찍고 올라갈 시기라는 낙관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이날 뉴욕 주요증시가 상승세를 보인 것은 IBM이 15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발표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IBM은 이를 통해 올해 주당순이익(EPS)이 0.5달러 더 오를 것이라며 EPS 전망치 하단을 8.20달러에서 8.2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또 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에 이어 무디스도 대규모 채권보증업체인 MBIA의 신용등급을 유지한다고 밝힌 것도 주가 상승에 큰몫을 했다.

이는 모노라인 사태가 불거질 것이라는 위기감을 어느 정도 완화시켜주며 신용경색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아발론 파트너스의 피터 카딜로 수석연구원은 “최근 발표되는 경제 지표가 경기침체를 보여주고 있지만 뉴욕증시의 회복성은 크다”고 말했다. 그는 “IBM의 자사주 매입 발표는 뉴욕증시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다”면서 “뉴욕증시를 상승시킬 수 있는 긍정적인 신호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지는 경기후퇴와 물가상승 등 기업 수익 둔화 등은 앞으로 몇 개월 동안 지속될 것이지만 단기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는 회복됐다고 보도했다. 저널은 이미 주식시장이 경기악화 지표들을 반영하고 있으며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다고 판단하는 분석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퍼머넌트 포트폴리오 패밀리 펀드의 마이클 쿠기노 최고 경영자(CEO)는 “올 하반기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고 본다면 지금이 투자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는 아직 경기 침체는 계속되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뉴욕에 있는 리서치 회사인 RGE 모니터의 크리스티안 메네가티 선임연구원은 “현재 가장 우려되는 것은 미국 경제 침체가 전 세계로 확산될 수도 있다는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경기후퇴와 금리인하에 중점을 두고 정책을 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nanverni@fnnews.com오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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