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철 변호사와 사제단은 지난해 10월 29일 삼성의 50억원 비자금 차명계좌 등 의혹에 대한 1차 기자회견을 가진데 이어 지난해 11월 5일 2차 기자회견을 한 바 있다.
사제단측은 조 특검의 면담 및 참고인 조사 요청을 공식적으로 거부하면서 그동안 쌓여왔던 불만을 한꺼번에 터뜨렸다.
우선 사제단은 참고인 조사를 하기 위해서는 출석요구 등 정식 소환 절차를 밟아야 하는 데도 특검팀이 사전 예고없이 일방적, 독단적으로 조사하겠다는 것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김인국 신부는 “이참에 특검의 수사 의지와 능력에 대한 그동안의 고민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며 작정한 듯 말문을 열었다.
이학수 삼성 전략기획실 부회장에 대해서는 4시간여 동안 환담만 나누기만 하고 사제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부른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 부회장이 압수수색 자제요청을 한 이후 압수수색이 없는 등 특검팀의 수사의지에 심히 의문이 가고 이런 일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삼성그룹이 ‘삼성은 은혜를 잊지 않는다’며 특검측에 광범위한 로비를 하고 있다는 정보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세간의 관심이 되고 있는 이른바 ‘떡값검사’ 명단공개 여부에 대해서도 앞서 임채진 검찰총장 등 3명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으나 특검이 소환조차 하고 있지 않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따라서 사제단은 이런 특검을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추가적인 ‘떡값검사’ 명단을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사제단은 특검 1차 수사기한이 10일밖에 남지 않았는 데도 이렇게 지지부진한 특검이라면 차라리 그동안의 수사결과를 정리, 전문 수사기관인 검찰에 남은 수사를 맡기기를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특검팀과 사제단이 갈등을 빚은 것은 조 특검이 처음 임명됐을 때부터 내재돼 있었다는 지적이다.
앞서 사제단은 조 특검 임명 소식에 “검찰 출신을 특검으로 임명한 것은 특검을 무효화하자는 것으로 수사능력을 감안해도 공안검사 이력을 갖춘 후보는 자격미달”이라고 반발했기 때문이다.
의혹을 처음 제기했던 사제단측이 지난 1월 10일 출범한 특검 수사태도에 이처럼 정면 비판하고 나섬에 따라 향후 특검 수사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특검팀은 오해가 빚어졌다며 사제단에 이해를 구하겠다고 밝혀 사제단 반응이 주목된다.
/yccho@fnnews.com조용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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