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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CEO ‘삼성출신 바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16 22:40

수정 2014.11.07 10:43

삼성 출신 인사들이 잇따라 식품업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선임돼 식품업계에도 삼성 바람이 불고 있다.

식품기업들이 그동안 기존 주력시장에서 안착할 수 있는 발판을 확보하고 차세대 성장동력 마련을 위한 ‘외부수혈’을 다국적 기업 출신에 의존했으나 최근 삼성출신 인사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

특히 식품 등 일반 소비재와는 전혀 관련 없는 삼성출신 인사들이 영입됨에 따라 보수적인 식품업계에서도 ‘혁신’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농심은 지난 14일 주주총회를 열고 손욱 삼성SDI 삼성인력개발원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농심은 성장에 한계를 보이고 있는 농심호를 손 회장의 혁신에 힘입서 새로운 성장으로 이끌어 달라는 바람에서 손 회장을 영입했다.

손 회장은 지난 1975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후 삼성SDI, 삼성종합기술원장 등 식품업계와는 전혀 관련없는 길을 걸어왔다.
그러나 손 회장은 혁신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는 만큼 새로운 동기를 부여할 것이라는 게 농심측의 기대다.

손 회장 영입과 함께 농심은 ‘2015년 매출 4조원, 경상이익 5000억원’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매출 4조원은 지난해 매출추정치 1조5000억원대보다 2배를 훨씬 넘는 수준으로 그만큼 손 회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다.

한국피자헛도 지난 13일 삼성전자에서 디지털미디어부문 국내외 마케팅을 총괄하던 이승일 전무를 대표이사 사장으로 전격 영입했다.

외식업계내 치열한 경쟁탓에 외형은 물론 내실까지 최근 몇년새 지속되면서 새로운 도약을 위한 혁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2004년 3000억원을 넘었던 한국피자헛의 매출규모는 지난 2005년 2700억원대로 줄어든데 이어 지난 2006년에는 2600억원대까지 떨어졌다.

P&G와 펩시콜라, 야후코리아 등을 거친 뒤 삼성전자에 입성했던 이 사장은 다국적 기업의 문화와 삼성 고유의 문화를 융합한 경영을 펼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삼성전자 출신 이용수 기린 사장도 삼성에서 식품업계로 투신한 케이스다. 제일합섬과 삼성전자를 거친 이 사장은 지난 2년 동안 변화와 혁신을 통해 부산 중심의 향토기업인 기린을 전국구 식품기업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화장품업체인 더페이스샵도 삼성전자 미주법인장과 삼성코닝 마이크로옵틱스 대표이사 등을 거친 송기룡씨를 사장으로 영입했다.
송 사장의 ‘큰 틀의 밑그림’이 더페이스샵을 단숨에 국내 화장품업계 3위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밖에도 동원F&B 김해관 사장과 메가마트 권국주 사장도 삼성 출신 CEO로 잘 알려져 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보수적인 식품업계가 과거 외국계 기업 마케팅 전문가를 영입을 통해 소극적인 변화을 꾀했으나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과 성장은 정체하는 이중고를 겪으면서 대대적인 혁신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삼성 인사를 영입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yoon@fnnews.com윤정남 김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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