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미국발 위기’직격탄 맞은 환율 증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17 17:30

수정 2014.11.07 10:39



국제 금융시장의 위기감이 국내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17일 개장하자마자 장중 최저점 밑으로 곤두박질 쳤고 환율도 1달러당 1000원선을 가볍게 넘어섰다. 10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06년 1월 이후 2년 2개월 만이다. 세계 5위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긴급 자금 지원을 받아 일단 파산 위기를 넘겼지만 유동성 위기가 달러화 매수세를 초래했다. FRB가 관례를 깨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앞서 재할인율을 긴급 인하했지만 효과가 없는 셈이다.


미국발 금융위기는 베어스턴스에 대한 사실상 구제금융 제공에서 시작됐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에서 비롯된 금융시장의 ‘신용 위기’가 이제는 ‘부도 공포’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정부가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금융시장 워킹그룹 회의 긴급 소집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효과적인 대책이 나올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FRB는 신용 위기를 우려해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하해왔고 유동성도 공급했지만 베어스턴스의 사실상 파산을 막지 못한 셈이다. 단순한 위기설이 설로 그치지 않고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실제로 베어스턴스의 경우 자금력에 문제가 생길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자 금융회사와 헤지펀드들이 거래를 중단하거나 예금을 인출하기 시작했고 결국 JP모건에 흡수될 운명에 놓였다.

미국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18일(현지시간) 열리는 FOMC에서 공격적인 금리인하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유동성 위기가 확산될 경우 금융 시스템 전체가 마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기준금리를 0%까지 떨어뜨려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대형 펀드나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자금을 인출할 경우 언제 어떤 금융회사가 유동성 위기에 봉착할 지 모른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속성을 감안하면 이번 사태가 미국 경제에 대한 위기만으로 끝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이미 환율과 주가가 요동친 것이 이를 입증한다.
정부와 은행 및 기업들의 비상계획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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