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제품의 명성을 되찾자.’
수년 동안 효자노릇을 했던 간판제품의 매출둔화로 고민하던 제약업계에 ‘브랜드 리뉴얼’ 바람이 불고 있다.
그 진원지는 동아제약과 일동제약. 최근 두 회사는 신약에 떠밀려 소비자에게 외면당한 장수제품을 살리기 위해 약효성분 보강, 품목 세분화, 공격적인 마케팅 등을 통한 브랜드 리뉴얼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에 자극을 받은 한독약품, 동화약품, 보령제약 등 일부 제약사들이 가세해 브랜드 리뉴얼이 제약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리뉴얼로 성공했어요
동아제약은 1956년 시장에 첫선을 보인 ‘판피린 정제’를 ‘판피린 액’, ‘판피린 에스’, ‘판피린 에프 내복액’, ‘판피린에프’ 등을 거쳐 최근에 거담제 성분을 강화한 ‘판피린 큐’로 제품을 리뉴얼했다.
그 결과 지난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매년 175억원수준에 머물렀던 매출이 지난해 210억원으로 늘었다.
일동제약도 장수브랜드인 아로나민의 매출이 둔화될 때마다 품목을 세분화하는 리뉴얼 전략을 적극 활용해 재미를 보고 있다.
실제 일동제약은 지난 2003년 젊은 여성들의 피부트러블 개선 효과가 있는 아로나민씨플러스를 출시해 전해보다 매출을 50억원가량 끌어올렸다. 이듬해 다시 매출이 주춤하자 눈의 건강 유지에 효과가 있는 아로나민아이를 출시, 311억9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제약업계로 확산되는 리뉴얼
‘장수 브랜드’ 리뉴얼 전략이 제약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동성제약은 올해 정로환을 상비약 컨셉트로 리뉴얼해서 출시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시장의 변화와 수요에 맞춰 회사 대표 브랜드인 정로환을 회생시키겠다는 것.
동성제약 관계자는 “정로환은 오늘의 동성제약을 만들어 준 브랜드”라며 “상비약으로 리뉴얼해서 옛 명성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72년 출시된 정로환은 전 국민의 배탈과 설사를 해결해주던 간판 설사약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연 매출액이 50% 이상 급감하는 등 잊어져가는 명약으로 인식되고 있다.
또 한독약품과 동화약품, 보령제약도 젊은층을 겨냥한 제품 리뉴얼에 들어갔다.
한독약품은 50여년 이상 간판 브랜드로 자리잡아 온 소화제 훼스탈이 2005년 이후 매출 성장세가 둔화되자 ‘음식은 달라도 소화제는 훼스탈’이란 컨셉트를 만들어 젊은층을 타깃으로 브랜드 리뉴얼 작업에 착수했다. 젊은층의 소화불량이 최근 들어 증가하는 추세를 반영하겠다는 것.
동화약품 역시 회사 간판 브랜드인 감기약 판콜의 주 소비층을 서서히 젊은 세대로 옮기고 있다. 보령제약 역시 겔포스의 타깃층을 젊은 세대로 잡았다./talk@fnnews.com조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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