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채지용특파원】계속되는 기업실적 악화와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로 뉴욕증시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4일 (현지시간)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23.36포인트, 0.2% 하락한 1만2302.06에 거래를 마쳤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4.51포인트, 0.3% 떨어져 1328.32를 기록했다. 나스닥지수 또한 14.42포인트, 0.6% 하락한 2275.82로 장을 마감했다.
이 같은 증시 하락은 1·4분기 기업실적이 예상밖의 부진을 나타내고 향후 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주 제너럴일렉트릭과 알코아에 이어 이날 미 4대 은행인 와코비아는 올 1·4분기 3억93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와코비아가 손실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01년 이후 처음으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금융기관의 피해가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는 평가다.
슈로더 투자매니지먼트 조너선 아미티지는 “와코비아의 손실은 금융환경이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되고 있음을 방증한다”며 “금융기관들은 주택모기지, 일반대출 등 모든 분야에서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슈로더 투자매니지먼트 앤디 린치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직도 금융기관들의 상각 발표는 많이 남아 있을 것”이라며 “소비판매가 줄어들면서 금융기관들은 지금까지보다 더 큰 신용 손실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베스코 투자전략가 다이엔 가닉은 “앞으로 우리는 기업실적에 놀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러한 부진은 단지 금융기관에 한정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기업실적 부진으로 금융권이 홍역을 앓고 있는 가운데 골드만삭스는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이 손실을 기록할 것이며 이로 인해 주가는 올 한 해 동안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 투자분석가 데이비드 코스킨은 “실망스러운 기업실적과 수익률 저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의 하락을 불러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올해 S&P500지수가 전년보다 6% 하락한 1380선에 거래를 마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블룸버그통신의 설문조사에서도 지속적인 증시하락이 예측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매주 실시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초만 해도 4.7%의 증시 상승을 점치던 이들이 지금은 12.3% 하락을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기업 수익률 예상치를 1월 15%에서 11%로 하향 조정했다.
한편 이 같은 증시하락과 함께 본격적인 경기침체의 장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CNN머니는 이미 미국 경제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단정하며 문제는 침체기가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미치며 오래 지속될 것인가에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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