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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총리, 카자흐스탄 방문성과와 과제는

김시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5.13 21:23

수정 2014.11.07 04:54

【아스타나=김시영기자】 한승수 국무총리는 자원외교 두번째 방문국인 카자흐스탄에서 양국간 산업협력과 자원개발 협력을 위한 가시적 성과를 도출했다. 아울러 양국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경주했다.

하지만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민주화되고 연 9%에 달하는 고도 경제성장국답게 자원외교에 대해서는 깐깐한 모습을 보인 점은 향후 이 지역 공략 전략의 다변화가 필요한 대목이다.

■우편물류시스템 수출 성과

한승수 국무총리의 이번 카자흐스탄 방문으로 우리는 중앙아시아에 최초로 우편물류시스템을 수출하는 성과를 올리게 됐다. 카자흐스탄이 추진중인 ‘우편인프라 및 정보 시스템 구축사업’의 1단계 사업 국제입찰 결과 SK C&C가 선정돼 카자흐스탄 우정성과 수주계약을 체결했다. 총 3000만달러 규모의 이 사업에서 1단계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4억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액수보다는 이 지역에 우리 우편 시스템을 수출했다는데 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게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식경제부 이재훈 제2차관은 “중앙아시아에 최초로 우정 IT시스템을 수출한다는데 의의가 있다”면서 “이번 수출로 인접국가에 적지 않은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카즈아톰프롬이 우라늄장기도입계약을 체결한 것도 성과다. 이에 따라 우리는 2011∼2017년까지 우라늄광 3140t을 도입하게 돼 우즈벡키스탄 물량을 포함해 연간수요 물량의 20%를 감당할 수 있게 됐다.

발하쉬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사업 수주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도 성과로 꼽힌다. 한국전력과 삼성물산이 카자흐스탄 국영 전력회사인 삼룩에너지와 ‘전력분야 포괄적 협력MOU’를 체결해 양국간 협력채널을 구축, 발전소 건설 단일 프로젝트로는 가장 큰 규모(45억달러)인 이 사업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카자흐스탄은 최근 경제가 급속히 발전중이지만 이를 뒷받침할 전력, 가스 등 사회기반시설(SOC)은 취약한 상황이어서 이번 MOU체결이 향후 국내기업의 현지 전력사업 진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리는 이번 방문을 통해 △건설분야 협력MOU △도시계획수립 관련 협력 MOU △섬유산업분야 협력 MOU 등 제조업·SOC 투자분야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자원민족주의 대두 속 어려움도

중앙아시아 가운데 카자흐스탄은 대표적인 선진국으로 꼽힌다. 일찍부터 서방세계와 교류를 통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를 도입 성공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따라서 그만큼 공략이 쉽지 않은 대상이다. 카스피해 북서부 해상에 위치한 잠빌 해상광구 공동개발 참여를 위해 석유공사가 KMG사 보유 지분 27% 인수를 추진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초 한 총리 방문 중 4년여를 끌어온 잠빌 해상광구 지분 인수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였지만 양측간 밀고 당기기가 계속되면서 최종 서명은 좀더 미뤄지게 됐다.


카자흐스탄은 원유 매장량이 400억배럴에 가스전도 많아 일찍부터 전세계 주요 에너지 기업들의 표적이 돼왔다. 더구나 이들이 대부분의 광구를 선점해 이를 파고들어가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카자흐스탄 정부가 외국 기업과 불평등한 계약을 맺은 사실은 뒤늦게 간파, 지난해 4월부터 신규광구에 대해서 외국기업에 대한 분양을 중단하는 등 사실상 자원민족주의 모드로 전환한 점도 향후 카자흐스탄 자원외교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sykim@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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