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 등 야당은 헌법상 임기가 보장된 감사원장의 사퇴는 새 정부의 강요에 의한 것이라면서 ‘청와대 외압’ 의혹을 제기한 반면 한나라당은 야당이 전 전 원장의 본심을 정치적 공략에 이용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선병렬 의원은 “임기를 지키는 것이 의무”라면서 “전 전 원장은 청와대의 외압이 아니라면 이렇게 견강부회된 논리로 사직할 사람이 아니다”고 공세를 폈다.
같은 당 문병호 의원도 “감사원이 (이명박 대통령) 취임후 3개월 동안 업무보고 안했다는 것은 ‘원장 물러나라’는 간접적 의견 피력 아니냐”면서 “청와대가 은근히 사퇴를 종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이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 1월 대통령 당선자와 저는 전 전 감사원장을 모양 좋게 나가게 하기로 의견일치를 봤고, 3월 초 제가 감사원장을 만나 그런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한 부분도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민주당 김동철 의원은 원 장관의 발언에 대해 “국가기강을 뒤흔드는 명백한 헌법 위반”이라고 지적했고, 같은 당 문병호 의원도 “헌법질서를 문란케 했다”고 비판했다.
자유선진당 조순형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바빠서 한국 헌법을 한 번 읽어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취임한 것 같다”면서 “헌법 위반 사태를 치유하는 의미에서 사표를 반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한나라당 박세환 의원은 “전 전 원장이 청와대의 강요에 따라 사퇴를 결정할 분이 아니다”면서 “정권이 교체된 마당에 대통령에 재량권을 줘야한다는 고뇌속에서 흔쾌히 사퇴했다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같은 당 나경원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기 종료를 4개월 앞둔 지난해 11월 감사원장을 새로 임명한데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남일호 감사원 사무총장은 “전 전 원장은 2월말 새 정부의 취임에 맞춰 사퇴서를 제출하려 했다”면서 “그런데 당시 정부 장관 임명이 지연되고 정부 구성 자체가 혼란스러워 감사원장까지 덩달아 사퇴하면 더 혼란스러울 것 같아 자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대통령을 면담했을 때 이 대통령이 두 차례 사의를 만류했다고 한다”면서 “그러나 전 전 원장은 사표가 반려되더라도 수락하지 않겠다면서 현재 출근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jschoi@fnnews.com최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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