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글·사진 송동근기자】 지금으로부터 33년전 우리나라가 ‘포니’라는 이름으로 차를 처음 생산·수출하기 시작한 곳, 울산. 현대자동차, 삼성SDI, 현대미포조선 등이 채워져 산업도시로 변모해 있다. 하지만 울산에 아름다운 산과 넘실거리는 바다 그리고 세계적 문화유산 반구대 암각화 등 5000년 역사와 문화의 숨결이 살아숨쉬는 매력까지 숨어 있다는 사실을 잘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5월 이맘때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는 울산의 보석같은 명소를 들여다보았다.
■울산 12경 태화강변 십리대숲
울산을 가로지르는 태화강은 화룡연을 굽이 돌아 학성을 지나면서 ‘이수삼산’의 이름을 남기고, 다시 울산만에서 동해로 흘러 들어간다. 동서로 약 36㎢에 달하는 이 유역은 대부분 산악지대를 이루고 있지만 강의 하류에는 기름진 평야가 펼쳐져 있다. 또 태화강 상류에는 선바위의 기암절벽과 백룡담 등이 한데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을 그려낸다. 이중 선바위를 시작으로 자생하고 있는 강변 십리대밭은 산소 창고에 진배 없다. 또 철새들의 도래지로 빼어난 풍광을 자아낸다.
태화교와 삼호교 사이 강 양쪽으로 형성된 대나무밭은 폭 20∼30m에 거리가 무려 4㎞나 된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 ‘태화강 10리 대밭’이다. 이곳은 본래 잦은 홍수로 물이 넘쳐 논밭의 피해가 많았던 곳인데, 일제시대 주민들이 이를 막기 위해 백사장에 대나무를 심은 것이 지금의 10리 대밭이 된 배경이다.
사철 푸르름과 곧은 기상을 나타내는 대나무 숲속 오솔길. 누군가와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며 걷노라면 어느새 세상 시름이 달아난다. 이렇듯 십리대숲은 태화강변 드넓은 유채꽃과 함께 자연생태계를 보고 체험할 수 있는 휴식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바위에 새겨진 반구대 암각화
선사시대 유적(국보 제285호)으로 마치 거북이 한마리가 넙죽 엎드린 형상을 하고 있다해서 이름 붙여진 반구대.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바위면에 새겨진 이 암각화는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주변에서 일어난 갖가지 일들을 주제로 삼아 그린 그림을 말한다. 주로 커다란 바위 등에 그려져 있는데 당시 각종 의례 행사가 펼쳐진 것으로 전해져내려오고 있다.
암각화는 태화강의 한 지류인 대곡천, 일명 ‘건너 각단’이라 부르는 곳에 많이 그려져 있고 바위면의 크기는 너비 10m에 높이 3m정도.
암각화가 새겨진 바위는 모두 10여개에 달한다.
이 암각화는 신석기 시대부터 여러 시기에 걸쳐 만들어졌다. 암각화 기법은 내부를 모두 쪼아낸 면쪼기(面刻)와 윤곽만을 쪼아낸선쪼기(線刻)로 크게 둘로 나뉜다. 새겨진 물상도 바다동물과 육지동물, 사람, 도구 등 다양하다. 바다동물로는 고래, 물개, 거북 등이고 육지동물로는 사슴, 호랑이, 멧돼지, 개 등이 새겨져 있다. 배, 울타리, 그물, 작살, 노(弩) 등도 신비감을 더해준다.
■고산리 외고산옹기마을
내년 10월에는 이곳에서는 ‘생명의 그릇,옹기’란 주제로 세계옹기문화엑스포가 열린다. 을주군 온양읍에 위치한 외고산 옹기마을은 국내 최대의 전통민속옹기마을이다. 지난 1957년부터 옹기를 굽기 시작, 현재는 전농가의 56%가 넘는 71호 가량이 옹기업에 종사하고 있다. 전국생산량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신라 토기 재현과 함께 옹기제조과정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국내유일의 장생포 고래박물관
지난 18일 장생포 해양공원에서 ‘거대자연 고래,축제로 만난다’라는 테마로 제14회 울산고래축제가 열렸다. 장생포는 옛 고래잡이 전진기지였다. 지난 1986년 포경이 금지된 이래 사라져가는 포경유물들을 보존·전시하기 위해 국내 유일의 고래박물관이 세워졌다. 어린이체험관, 포경역사관,귀신고래관, 고래해체장 복원관을 들르면 해양생태계 정보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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