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명품산책] LG생활건강 ‘후’

박신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5.26 16:40

수정 2014.11.07 03:30



수입 명품브랜드와의 경쟁 속에서 국내 토종 명품 화장품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궁중한방 브랜드 ‘후’(后).

2003년 1월 출시된 ‘후’는 대전대학교 한의대 및 LG생활건강기술원이 공동 개발한 브랜드다.

‘후’는 ‘왕비 후’를 나타내고 있다. 고대 왕실 여성들이 늙지 않는 아름다움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이용한 왕실의 독특한 궁중 처방을 한방 화장품에 도입한 것이다.

LG화장품연구소는 수만건에 달하는 궁중 의학서적에 대한 기록을 뒤지고 궁중 왕실의 비방이 적혀있는 수백권의 고서를 데이터화했다. 기존 한방 화장품과 차별화된 컨셉트를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탄생한 것이 왕실의 궁중처방을 이용한 ‘후’다. 이러한 노력 결과 수입 화장품과의 치열한 경쟁상황 속에서 국내 토종 명품 화장품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국내 최고가격 ‘후 환유고 크림’ 성공

궁중 한방 화장품 ‘후’는 백화점 화장품 시장에서 놀라운 속도로 성장해 왔다.


지난 2003년 1월에 출시돼 1년 만에 15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했고 2004년에는 27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대비 40% 이상 성장했다. 2005년 500억원, 2006년 700억원에 이어 2007년 출시 5년 만에

1000억원을 기록하면서 백화점 매출순위 3위에 올라 명품브랜드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후’는 중년 여성의 마음을 잡기 위해 여성 피부의 기운을 다스리는 한방원료 ‘공진단’을 도입했다.

이는 기, 혈의 조화를 이루어 백(百)병을 예방하는 으뜸의 보약처방으로 왕실에서만 사용됐던 궁중처방을 뜻한다. ‘공진단’에는 왕실의 아름다움을 지켰다는 6가지 한약원료가 주요 성분으로 들어 있다. 당귀,녹용, 산수유 등 한약재로 쓰이는 성분이 고루 함유돼 건강한 피부를 만들어 주는 효과가 탁월하다.

특히 2006년 68만원이라는 국내 최고가격의 ‘후 환유고 크림’ 출시로 명품 크림의 트렌드를 주도했다. ‘후 환유고 크림’은 LG생활건강 화장품 연구소와 한의학계 교수, 한의사들이 한방원료와 배합기술에 대한 공동연구를 바탕으로 3년간 연구해 탄생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국산 최고가 제품이라는 이유로 내부에서도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국산 화장품이 이렇게 비싸서 팔리겠느냐는 것.

그러나 결과는 대박이었다. 각계각층의 유명인사, VIP 소비자층에 국한될 것이라 여겼던 제품이 일반 소비자층에게도 폭넓게 팔려나갔다. 지금까지 2만5000여개가 판매돼 국산 한방 명품 크림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명품 브랜드 만드는 명품 마케팅

‘후’는 명품 브랜드 전략으로 국내 최초의 ‘궁중스파’를 만들고 ‘후 골프대회’를 개최하는 등 최고급 마케팅을 펴고 있다.

화장품 업체로는 유일하게 개최하는 아마추어 골프대회인 ‘후 여자 아마추어 골프대회’는 사회 각계각층의 여성 오피니언 리더, VIP고객들이 참석해 친선을 도모하고 인맥을 넓히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외에도 ‘후’는 국내 최초의 궁중한방 스파인 ‘후 스파팰리스’를 2006년 청담동에 오픈했다. 고급스런 인테리어와 이국적인 궁중 한방 스파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얻고 있으며 최고급 스파시설을 갖추고 있어 해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다.

해금 마케팅도 빼놓을 수 없다.

후는 지난해 현대적으로 재해석되고 있는 궁중악기 해금의 대중화에 기여하면서 궁중브랜드 ‘후’의 인지도를 함께 확산시키기 위해 문화마케팅을 강화했다.

우선 서울 국악 관현악단과 결연을 맺고 해금연주자 ‘꽃별’과 해금 장인 등의 다양한 활동을 지원했다. 또한 해금의 저변 확대를 위해 해금 악기를 구입하고 다양한 고객층을 대상으로 해금을 널리 알리기 위한 해금교육을 연 100회 전파했다. 해금 연주회나 해금 관련 창작활동 등도 적극적으로 지원해 오고 있다.

2006년 중국, 베트남 등 고급 백화점에 입점한 ‘후’는 대장금으로 알려진 이영애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외국에서도 해외 유명 명품 화장품과 대등한 경쟁을 펼쳐나가고 있다.


특히 2006년부터는 30대 이후 여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모델 이영애를 기용함으로써 고전적인 우아함과 품격있는 이미지의 ‘후’를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더욱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백화점에서는 국산 최고의 1등 브랜드가 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최근에는 후 브랜드를 모티브로 왕실을 바탕으로 한 궁중 판타지 소설 ‘후의 비밀’을 제작, 주인공에 이영애를 기용해 다양한 스토리를 잡지에 연재하고 TV CF를 선보이는 등 파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선보여 주목 받았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