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7월 인도분은 지난 주말 배럴당 11달러 가까이 급등한 후 전일 4달러 이상 떨어지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디젤가격은 최근 15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고 휘발유 가격도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섰다.
과연 국제유가의 적정선은 어디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적정 국제유가는 배럴당 70달러
차킵 켈릴 석유수출국기구(OPEC) 의장은 “현재 유가는 배럴당 70달러가 적당한 선”이라고 말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차킵 켈릴 OPEC 의장은 “미국 경제가 위기에 빠지면서 약달러 현상이 계속되고 있고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겠다고 밝히는 등 지정학적인 긴장관계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적정유가는 배럴당 70달러 선이며 현재 국제 유가에 달러 약세 요인이 배럴당 40달러 정도 반영돼 있다”고 밝혔다.
WTI 7월 인도분은 지난 주말 배럴당 10.75달러 오른 138.54달러로 거래를 마쳤지만 장중에는 139.12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와 관련, 사우디아라비아 정보문화부 리아드 마다니 장관은 “석유산유국들과 소비국들이 모여 국제원유 가격 급등에 대한 회담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유가의 급등은 세계 경제에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최근의 유가 급등은 시장의 펀더멘털과는 어떤 연관성도 없으며 정당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사우디의 경우 이달에 생산량을 늘렸고 모든 석유업체들과 소비국들에 추가로 공급할 준비가 돼 있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우디의 입장 발표에 따라 이날 NYMEX에서 WTI 7월 인도분은 배럴당 4.19달러 떨어진 134.35로 장을 마감하는 등 크게 하락했다.
■디젤 가격 15년 사이 최고치 기록
운송수단의 연료로 가장 많이 쓰이는 디젤 가격은 최근 15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하며 t당 145달러에 팔리고 있다. 이것은 휘발유보다 14%나 높은 가격이다. 또한 앞으로 몇 년 동안 이 같은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휘발유 평균 가격도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서며 1개월 전보다 10% 이상 상승했다.
이처럼 휘발유 가격이 올랐음에도 CNN머니와 오피니언 리서치의 조사결과 응답자의 86%가 휘발유 가격이 올해 안에 갤런당 5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지난 4월의 78%보다 크게 증가한 것이다.
한편,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메릴린치는 국제유가의 적정선은 배럴당 80∼150달러라고 밝혔다.
메릴린치는 원유생산이 생산비가 훨씬 비싼 멕시코만과 서부아프리카, 인도네시아의 심해 유전들로 옮아가면서 감소하고 있다면서 국제 유가가 배럴당 80달러에서 150달러 사이에서 거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릴린치의 토머스 페트리 대표는 “향후 12∼18개월 내에 유가가 양극단을 나타내더라도 놀랍지 않다”면서 “이는 과거 우리가 견딜 수 있는 가격 범위라고 생각했던 배럴당 50∼80달러선과는 대조적”이라고 덧붙였다.
/nanverni@fnneww.com 오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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