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여권 파워지도 다시 그려지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6.10 15:47

수정 2014.11.07 02:12


청와대와 정부 내각의 인적쇄신을 위한 개각이 이르면 이번 주말을 전후해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여권내 권력 지도에도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복심인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의 ‘대통령 주변인사들의 권력 사유화’ 발언 이후 당사자로 지목된 박영준 기획조정비서관이 지난 9일 사표를 냈고 류우익 대통령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수석비서관들도 이미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여기에 여권 권력의 한 축이었던 한승수 국무총리와 초대 내각 역시 10일 일괄 사의를 표명함으로써 당청내 ‘권력 가계도’가 다시 그려지게 된 것.

이는 역설적으로 ‘권력 사유화’ 발언으로 여권내 권력 투쟁 양상을 촉발시켰던 장본인인 정두언 의원에게도 입지가 좁아지는 ‘부메랑’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인 이재오 의원은 방미, 현실정치와 거리를 두고 있고 이상득 전 부의장 역시 자신의 측근들이 ‘청산 대상’으로 지목된 터여서 어느정도 정치적 타격을 입은 상태.

이 같은 여권의 권력지도 ‘공백기’는 한나라당이 채울 공산이 크다.

우선 관리형 차기 대표로 유력시되는 박희태 전 부의장의 역할론이 주목을 받고 있다.
당 대표로 선출되면 특유의 정치력을 발휘, 강력한 여당의 수장으로서 이름 값을 높여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총체적 난국의 ‘구원투수’이자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박근혜 총리 카드’도 실현 여부에 따라 표류중인 혼란 정국을 안정화시킬 수 있는 최적의 대안으로 꼽힌다.

이 전 부의장이 전날 이 대통령과의 조찬 회동에서 박근혜 총리론을 정국안정의 키워드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점도 운신의 폭이 좁아진 이 전 부의장이 박근혜 총리론을 고리로 정치적 건재를 알리려는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쇠고기 파문 정국을 진두지휘하며 저돌적인 돌파력과 당정청간 의견 조율에 나서면서 특유의 거중 조정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홍준표 원내대표-임태희 정책위의장’의 투톱체제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7월 전대를 통해 새 대표가 선출될 때까지 과도기 정당을 이끌어갈 막중한 책임에다 쇠고기 재협상 논의 및 18대 국회 정상화, 원구성 등 산적한 현안들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이들 신주류의 파워가 다시 한 번 위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

이밖에도 남경필·정병국 의원 등이 주축이 된 당내 소장·개혁파들의 정치적 공간 역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진급으로서 최근 당내 현안에 대해 뚜렷한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는 점도 향후 당내 역학구도상 이들의 무게추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는 시각이 당 안팎에 많은 실정이다.

남경필 의원은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인적쇄신 방향과 관련, “ ‘질(質)’이 문제다.
대통령께서 이번 국정 난맥상의 문제점과 원인에 대해 잘 인식하고 계시니 잘 판단하실 것”이라며 “기존 인사의 방향이 시장경제의 확산에 필요한 인재를 찾는데 주력했다면 이젠 서민경제와 양극화 해소, 경제살리기에 적합한 실무와 정책에 밝고 도덕성까지 검증된 인재를 등용하는 ‘정책인사’가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haeneni@fnnews.com정인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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