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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서 온 초파리 600마리서 노화 규명”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6.12 22:36

수정 2014.11.07 01:55


한국 첫 우주인 이소연씨(30)가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수행한 우주과학실험의 결과들이 12일 공개됐다.

이씨는 ISS에서 수행한 노화 유전자 분리, 차세대 메모리 소자인 F램의 우주 사용 여부 등 18가지 우주과학 및 교육실험이 우주에서도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도 발표했다. 이씨가 가져온 교육실험 결과는 앞으로 학교에서 과학수업에 다양하게 쓰일 예정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날 대덕연구단지 내 연구원에서 이씨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우주인 우주과학실험 발표회’를 열고 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무중력에서 인간은…

건국대 조병상 교수는 이날 우주에서 ‘우주 노화 유전자’를 찾기 위해 진행한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조 교수는 정상 초파리와 중력에 둔감한 돌연변이 초파리들을 우주에 보내 12일 동안 노화를 진행시켰다. 그 결과 총 1000마리 중 600여마리가 살아 돌아왔으며 3만여개의 유전자 중 우주 노화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유전자 669개를 분리할 수 있었다.

조 교수는 “이번 실험 결과를 앞으로 우주공간에서의 노화 촉진 과정 및 중력감지와 노화와의 관계 규명 등에 이용할 계획”이라며 “장기간 우주 비행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들의 예측과 치료제 및 프로그램 개발 등에 활용 가능성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공군항공우주의료원 정기영 원장은 우주 환경이 안구압과 심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실험을 위해 이소연씨는 휴대용 안압계와 홀터 모니터링(24시간 심전도 측정) 장치를 이용, 안압과 심장의 변화를 측정해 왔다.

정 원장은 “우주에서 이씨는 안압이 약간 높아졌지만 하루 종일 변화는 없었다”며 “이 결과는 앞으로 유인우주과학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인간이 장기간 우주 환경에 노출될 때 발생하는 인체 변화를 연구하는 데 필요한 과학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주시대를 대비한다

이씨가 가져온 실험 결과엔 우주시대에 적합한 산업화기술도 있었다. 그 주인공은 차세대 메모리 소자로 불리는 F램이다.

전자부품연구원 임기택 박사는 “F램이 우주에서도 정상 작동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임 박사는 “두번의 실증 실험을 수행한 결과 모든 실험 대상 메모리에 에러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앞으로 우주장비에 이 메모리 소자를 채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KAIST 이덕주 교수는 국제우주정거장의 소음을 측정하는 실험을 통해 우주정거장의 소음원을 파악했다.
이 교수는 “휴대용 소음측정 장비로도 개발이 가능해 산업적으로도 쓰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한국 우주식품에 대한 외국 우주인들의 평가와 우주저울, 소음환경 파악, 열굴 형상 변화 등의 실험 결과와 이소연씨가 우주에서 촬영한 서울 영상과 해륙풍, 중기도 저기압 사진, 4가지 교육실험 영상 등도 공개됐다

/economist@fnnews.com 이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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