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판매를 통한 영업이익보다 자회사 실적 호전 또는 투자자산 매각 등 비영업활동 요인으로 순이익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신약 개발 능력을 키워야할 제약사들이 영업외적 으로 발생한 부수입을 R&D에 재투자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동성제약은 올해 1·4분기 13억6500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외 이익은 50억5200만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보다 무려 370%나 많은 액수다.
이에 대해 동성제약은 “지난해 매각한 서울 신촌 소재 빌딩의 매각대금이 올해 매출로 잡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동성제약은 이번 수익을 회사 운영 자금으로 쓸 예정이다.
또 올 1·4분기에 185억5400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한미약품은 이보다 146% 많은 271억2800만원을 영업외 수익으로 벌어드렸다. 이는 지난해 처분한 SBS 보유주식 매각대금과 지분법이익, 계열사 수익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미약품은 지난 1990년께 공모가격 5000원에 매입한 SBS주식 42만여주 가운데 27만주 가량을 지난 2월 166억원에 매각하며 148억9100만원의 차액을 남겼다. 또 파생상품평가이익으로 77억900만원, 계열사인 북경한미유한공사, 한미정밀화학 등 지분법 이익으로 21억7200만원을 벌었다. 이 중 일부 금액은 동아제약 지분을 추라고 매입하는데 사용했다.
유한양행은 유한킴벌리(지분 30%) 84억, 자회사인 유한화학 17억, 한국얀센(지분 30%) 12억원 등 지분법 적용에 따른 이익으로 126억원이 유입되면서 180억6000만원의 영업외 수익을 기록했다. 이 기간 유한양행 영업이익을 183억원이다.
제일약품은 지분법 적용을 받는 한국오츠카제약 등을 통해 영업외 이익 31억6500만원을 기록했다.
영진약품은 외환환산이익(환차익) 4억5100만원, 잡이익 6억8300만원 등 12억1200만원의 영업외 이익을 거뒀다. 그러나 수년째 적자에 허덕이는 영진약품은 올해도 6억81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영업외 적인 활동으로 회사 이익이 많이 생긴다고 해서 나쁘게 볼 문제는 아니다”면서도 “본업 외 활동으로 생긴 이익을 어떻게 연구개발에 재투자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talk@fnnews.com 조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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