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여당이 25일 한·미 쇠고기 추가 협상에 따른 수정된 부칙을 담은 장관 고시의 관보 게재를 의뢰한데 대해 야권이 ‘대국민 선전포고’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서 정국 경색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당정은 이날 오전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회의에서 이날 관보 게재를 행정안전부에 의뢰하고 26일 관보 게재를 결정했다.
더 이상 고시 게재가 지연될 경우 추가협상을 통해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수입금지’ 등의 성과를 이끌어낸 만큼 또다시 고시 게재가 미뤄지면 최대 무역국인 미국측과 통상마찰은 물론 동맹관계의 악화까지 우려된다는 게 당정의 판단이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이번주내 고시를 게재해야 한다”며 “미국과 추가협상을 통해 마지막 결정을 한 만큼 마냥 늦출 수도 없고 국제관례에도 어긋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추가협상을 통해 검역지침이 강화되고 원산지 표시 강화제도 등 정부가 마련한 이중 삼중의 후속 대책이 쇠고기 안정성을 보장하는 수준까지 달했다고 보고 금주 내 고시 발효쪽으로 속전속결을 시도했다는 관측이다.
조윤선 대변인은 정부의 쇠고기 후속 대책과 관련, “시행 전 단계에서 볼 때 정부가 면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쇠고기 수입·유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미흡한 점은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여권은 이제 야권이 18대 국회 개원에 협조, 남아 있는 쇠고기 문제에 대한 보완대책을 논의하고 민생국회에 동참해야 한다며 야권의 등원을 거듭 촉구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정치를 하는 분들이 국회에서 갈등을 해소해야지 당리당략, 전당대회 득표 등을 위해 국회에 안 들어오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지금 국민 사이에서는 ‘짜증난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야권은 정부의 고시 의뢰와 26일 관보 게재 방침에 대해 ‘대국민 선전포고’로 규정짓고 강도 높은 투쟁과 함께 이명박 대통령 불신임 운동에 나설 것을 선언하는 등 전면적인 반정부 투쟁으로 전선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추가협상 결과)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이 (검역강화 대상에) 추가됐다고 하지만 소도 웃을 이야기”라면서 “(정부가) 고시를 강행하면 야당은 결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의원총회를 가진 뒤 공동성명을 내고 “당초 협상결과를 변경하는 협상 결과에 따라 국민의견 수렴절차를 다시 밟아야 함에도 기자회견 한번 하고 미국산 쇠고기를 우리 국민에 강제로 떠먹이는 작태가 아닐 수 없다”고 규탄했다.
원혜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단은 의총이 끝난 뒤 청와대를 방문해 관보 게재 강행에 대해 항의했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 역시 이날 논평에서 “추가협상 과정에서 검역주권에 관해서는 한마디도 꺼내지 못한 채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사실만 재확인해 놓고 영문합의서도 공개하지 않은 상황에서 내일 당장 관보에 게재하겠다는 것은 국민을 두번 세번 기만하고 우롱하겠다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천영세 대표를 비롯한 민주노동당 의원단도 이날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관보 게재를 ‘초비상사태’로 규정하고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불신임 운동을 강력하게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haeneni@fnnews.com 최승철 정인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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