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명의로 하면 안 되고 촛불집회를 주도해 온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명의로는 괜찮다(?)’
30일 첫 직선으로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교직단체의 각 후보자 지지 성향이 뚜렷해지는 가운데 단체의 선거운동 관련조항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공직선거법상 전교조는 단체의 선거운동을 금지한 87조에 따라 선거운동이 금지된 단체다. 그러나 전국 1800여개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가입한 국민대책회의는 이런 단체로 규정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이 단체 명의로는 처벌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국민대책회의와 전교조라는 이중 단체에 소속된 회원들은 명백한 선거법 위반인 전교조 이름 대신 국민대책회의 명의로 특정후보 선거운동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구성원의 과반수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로 이뤄진 기관·단체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한 같은 법 1조 8항 역시 실효성 논란은 마찬가지.
과반수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전체 인원 파악이 전제돼야 하지만 국민대책회의는 느슨한 단체구성상 회원 수 파악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이로 인해 선관위는 국민대책회의가 벌이는 선거운동의 불법 여부조차 따질수 없다. 전교조는 회원 수만 9만명이 넘고 국민대책회의 내에서도 ‘매머드’급 단체에 속한다.
국민대책회의는 26∼30일을 ‘선거주간’으로 정했으며 실제 지난 26일에는 촛불집회 참여자들이 특정후보를 비방하는 유인물을 나눠주다 선관위 직원들로부터 제지를 받았다.
또 같은 장소에서 ‘전국청소년학생연합’ 등 청소년 단체는 ‘모 후보가 청소년의 문제점을 정확히 보고 대안도 청소년들의 현실에 적합하다’며 특정 후보 지지 발언을 했다. 행사가 끝나자 특정후보는 유세차량을 타고 현장에 도착, 지지를 부탁했으며 이 후보가 떠난 후 촛불집회는 시작됐다. 이날 집회 주제는 ‘0교시·우열반 반대’였다.
선관위 관계자는 “국민대책회의는 임의적인 단체여서 전체 회원 수가 몇명인지 파악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따라서 공직선거법에 따라 선거운동이 불법인지 여부도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양강(兩强)’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공정택-주경복 후보 진영은 학부모·교원 단체들의 지지 선언을 이끌어내는 등 총력전에 돌입했으며 정진우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의장, 효진 실천불교승가회 사무처장, 최병모 전 민변 회장 등 시민사회ㆍ종교단체 대표자들은 정책 선거를 당부했다.
/hong@fnnews.com 홍석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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