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르팍스 통신 등 러시아 언론들은 구 소련의 반체제 작가이자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이 심장마비로 3일 밤 타계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향년 89세 였다.
극작가이면서 역사가인 솔제니친은 불타협의 정신을 견지한 채 문학에 대한 열정과 조국에 대한 사랑으로 평생을 살아왔다. 특히 그는 사회주의 사회에 현존하는 모순과 비인간성을 적발한다고 하는 러시아 문학의 전통을 계승하여 20세기 인간의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을 썼다.
그는 1962년 단편 소설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를 통해 수감시절 시련을 그려냈지만 곧바로 당국의 탄압이 가해졌다. ‘제1원’과 ‘암병동’ 등 자신의 주요 작품들을 서방세계에서 출판한 뒤 1970년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이후 비밀리에 집필한 ‘수용소 군도'는 친구들의 도움으로 1973년 프랑스 파리에서 가까스로 출간됐으나 이로 인해 반역죄로 몰려 이듬해 체포돼 사형선고를 받은 후 독일, 스위스를 거쳐 미국에서 긴 망명생활에 들어간다. 그리고 망명 16년 만인 1990년 러시아 시민권을 회복한 데 이어 4년 뒤 고국의 품에 안기게 된다. 그는 조국에 돌아와서도 물질주의 등을 비판하며 전통적인 도덕과 가치로 돌아갈 것을 촉구해 왔다.
지난 2006년 발간에 들어간 그의 작품 전집은 오는 2010년 완결될 예정이었지만 그는 끝내 이를 지켜보지 못하고 이날 눈을 감았다.
/nanverni@fnnews.com오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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