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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례신도시 주변,분양가 저렴..‘후광효과’ 없다

박일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8.04 22:05

수정 2014.11.06 07:42



위례(송파)신도시 개발이 주변 집값을 오히려 끌어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저렴한 주택을 기다리는 대기수요 증가로 인근 주택은 거들떠보지 않는 현상이 심화되고 1기 신도시에서 나타났던 ‘고분양가→주변 집값 상승’ 공식이 작동하지 않을 전망이어서다.

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오는 2010년 10월께 첫 분양에 들어가 2012년까지 4만6000가구를 공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위례신도시 개발 계획을 발표했지만 인근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썰렁하다.

■위례신도시 예정지역 주변 ‘썰렁’

위례신도시가 들어서는 지역 인근 서울 송파구 거여동, 경기 하남시 학암동, 경기 성남시 복정동 등은 여전히 거래가 없고 침체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1기 신도시나 동탄신도시 개발 계획 발표 때처럼 곧바로 인근 부동산의 매물이 사라지고 호가 상승으로 이어졌던 것과는 딴판이다.

송파구 거여동 우리공인 관계자는 “위례신도시 계획이 발표됐지만 문의전화는 물론 거래가 거의 없다”며 “시장 반응이 전혀 없어 당혹스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하남시의 좋은집부동산공인 관계자는 “아직 위례신도시 분양까지 많이 남아선지 매수문의가 늘었다거나 특별한 변화는 없다”고 상황을 전했다.

부동산써브 윤지해 연구원은 “위례신도시 인근인 송파·성남·하남 지역 회원 중개업소를 상대로 시세 동향을 조사한 결과 이 지역에서 ‘후광효과’를 기대해 호가를 높였다거나 매수 문의가 늘었다거나 하는 등의 변화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신도시 호재는 이미 예정됐던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 별다른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변 집값엔 마이너스

전문가들은 위례신도시가 주변 지역 집값에는 플러스 요인보다 마이너스 요인이 크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는 “위례신도시의 예상 분양가가 3.3㎡당 1000만∼110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주변지역 집값에는 오히려 해가 된다”며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 분양으로 용인 등 집값이 하락한 것과 같은 현상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실제로 위례신도시 인근 시세는 대부분 신도시 분양 예정가보다 높다. 3.3㎡당 시세 기준 송파구는 2460만원, 성남시는 1212만원, 하남시는 1134만원 수준이다.

위례신도시에서 더 저렴한 새 아파트가 분양될 예정인데 주택 수요자들이 더 비싼 돈을 주고 이들 지역에 섣불리 들어갈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얘기다.

김경우 부동산부(富)테크연구소장도 “위례신도시 대기 수요가 늘어나면 인근 지역 주택 거래는 줄어들고 집값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면서 “위례신도시의 인기는 매우 높겠지만 인근 지역은 썰렁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장기, 송파·성남·하남 특성 따라 영향 달라

다만 중장기적인 효과는 위례신도시와 인접한 송파·성남·하남 등 각각 지역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서울 송파구는 중대형 아파트 중심으로 득이 될 가능성이 크다. 위례신도시 전체 공급량의 55%가 중소형이고 임대주택 비율이 43%나 되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 고급 주거단지의 희소성이 커진다. 상대적으로 중대형이 몰려 있는 송파구 잠실재건축 단지 등이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

국민은행 PB사업부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위례신도시가 과도한 임대비율 등으로 강남 대체 신도시 역할을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여 중산층이 송파구 잠실을 새롭게 바라볼 가능성이 크다”면서 “중장기적으로 송파구 잠실동 일대 중대형 아파트의 가치가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남은 2010년 말 이후 위례신도시 분양과 판교신도시 입주 시기가 맞물리면서 ‘더블 상승’ 효과를 볼 가능성이 크다. 하남은 위례신도시 인접 지역 중 상대적으로 시세가 가장 낮아 상승여력이 가장 클 전망이다.


나비에셋 곽창석 사장은 “위례신도시 주변지역은 분양시점까지는 하락 요인이 더 많다”면서 “다만 중장기적으로 인접 지역별로 상승요인도 있으므로 각각의 특성을 잘 따져서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jumpcut@fnnews.com 박일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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