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이 남는 13초.’
‘한판승 사나이’ 이원희(27·마사회)를 물리치고 태극마크를 달며 베이징올림픽에서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왕기춘(20·용인대)이 아쉬운 은메달에 머물렀다.
왕기춘은 11일 베이징 과학기술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유도 남자 73㎏급 결승에서 엘누르 맘마들리(아제르바이잔)를 맞아 경기 시작 13초만에 한판패로 무릎을 꿇었다.
왕기춘이 결승에서 맞은 엘누르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맞붙어 이긴 적이 있는 선수. 하지만 8강전에서 2004아테네올림픽 동메달리스트 레안드로 갈레이로(브라질)와 연장까지 가는 혈투 끝에 절반으로 힘겹게 준결승에 오른데다 이 때 늑골을 약간 다쳐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은 왕기춘은 결승전이 시작되자마자 엘누르의 발목 잡아 메치기 기습 공격에 손도 써보지 못하며 그대로 매트 위에 떨어졌다. 주심의 선언은 왕기춘의 한판패. 미쳐 힘을 써보기 전에 허무한 패배를 당한 왕기춘은 매트에 그대로 주저 앉아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충격적인 패배를 받아들이기 어려운듯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 왕기춘은 “도와 주신 많은 분들께 죄송하고 가족에게 미안하다. 열심히 했지만 노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고개를 숙인 채 경기장을 떠났다.
/easygolf@fnnews.com이지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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