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베이징올림픽에 역대 최다 선수단 134명(선수 63명, 임원 71명)을 파견한 북한이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 이어졌던 올림픽 금메달 갈증을 풀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북한은 대회 사흘째인 11일까지 기대했던 금빛 낭보를 전하지 못했다. 다만 은메달 1개와 동메달 3개로 종합 18위를 달리고 있다.
초반 출발은 좋았음에도 기대했던 금메달 후보들이 줄줄이 무너지면서 금메달 없이 은메달 4개와 동메달 1개로 58위에 그쳤던 4년 전 아테네대회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가장 믿었던 유도 계순희는 11일 여자 57㎏급에 나서 정상 탈환에 도전했지만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2회전에서 탈락하는 부진을 보였다.
1996년 애틀랜타대회 때 84연승 중이던 일본의 간판 다니 료코를 48㎏급 결승에서 꺾는 반란을 일으키고 금메달을 땄던 계순희는 2000년 시드니 52㎏급 동메달, 2004년 아테네 57㎏ 은메달까지 3회 연속 계속됐던 메달 행진을 베이징에서 마감해야 했다.
또 여자 유도 52㎏급에 나선 안금애는 결승까지 올랐지만 은메달에 만족했고 사격의 김정수는 남자 10m 공기권총, 역도의 오정애는 여자 58㎏급에서 각각 동메달을 건졌다.
남은 경기에서 금메달 희망을 걸 수 있는 건 아시아 최강인 여자 축구와 사격정도. 하지만 상황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지난 4월 아시안컵에서 우승했던 여자 축구팀은 예선 F조 개막전에서 나이지리아를 1-0으로 꺾었지만 브라질에 1-2로 덜미를 잡혀 1승1패를 기록, 브라질과 독일
에 이어 조 3위로 밀렸다.
지난해 여자월드컵 챔피언 독일과 최종 3차전에서 진다면 8강 진출이 사실상 좌절된다.
여자축구는 3개 조에서 1, 2위와 3위 중 두 팀이 8강전을 벌인다. 북한은 베테랑 사수 김정수가 한국의 진종오(KT) 등과 50m 공기권총에서 금메달을 다투고 다이빙과 레슬링, 역도, 양궁 등에서 메달 사냥에 나서지만 기량은 세계 정상 수준에는 못 미친다는 평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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