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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ijing 2008] 진종오,탕? 탕? 아테네 악몽 날려버렸다

이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8.12 22:34

수정 2014.11.06 06:22



마지막 한 발을 앞둔 진종오(29·KT)의 얼굴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1.9점차 리드였지만 마지막까지 방심할 수 없는 상황. 마지막 발을 8.2점에 맞히는 실수를 범한 진종오는 4년 전 아테네올림픽 50m 권총 결선에서 일곱번째 발을 6.9점에 맞히며 아쉬운 은메달에 머물렀던 악몽이 되살아난 듯 두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4년을 기다려 온 진종오에게 두 번의 불운은 없었다. 진종오를 끝까지 추격하던 선수들도 모두 마지막 발에서 저조한 성적을 냈기 때문. 마지막 발을 쏜 뒤 다른 선수들의 성적이 나오길 기다리던 진종오는 관중석에서 지켜보던 한국 응원단의 환호성이 터지자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불운과 어깨 부상에도 포기하지 않고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 권총 50m에서 세계 정상에 오르겠다던 약속을 마침내 지켜낸 ‘불굴의 총잡이’는 감격적인 순간에도 총잡이답게 끝까지 담담하고 차분한 표정으로 기쁨을 표현했다.

‘한국 사격 간판’ 진종오가 12일 오후 베이징올림픽그린 사격장에서 벌어진 남자 50m 권총 결선에서 합계 660.4점을 쏴 660.2점을 기록한 북한의 김정수를 간발의 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 발, 한 발 손에 땀을 쥐게 만든 드라마 같은 승부였다.


오전 열린 본선에서 563점(만점 600점)을 쏴 1위 탄종량(중국·565)에 2점 뒤진 2위 그룹으로 결선에 진출한 진종오는 첫 발을 10.3에 맞히며 단숨에 1위로 나섰지만 네번째 발 실수(8.5점)로 다시 3위로 내려섰다.
다섯번째 발을 10.4에 맞히며 다시 1위 자리로 올라선 진종오는 이후 아홉번째 발까지 1.9점 차로 앞서다가 최종 한 발을 8.2점에 맞히는 실수를 범했지만 탄종량이 9.2점에 그치며 극적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지난 9일 10m 공기권총 은메달에 이은 이번 대회 두번째 메달. 2004년 아테네올림픽 때 50m 결선에서 아쉽게 준우승에 머문 한을 풀며 정상에 선 진종오의 금메달로 한국은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의 여갑순(여자 공기소총), 이은철(남자 소구경 소총 복사)에 이어 16년 만에 사격에서 금메달 갈증을 풀었다.

/easygolf@fnnews.com 이지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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