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빅2 국유화, 그 여파와 전망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9.08 15:47

수정 2014.11.06 01:58

미국 정부가 양대 모기지업체 패니매와 프레디맥을 대상으로 2000억달러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구제 금융을 투입하면서 국유화를 단행했다. 이로써 그동안 금융 시장의 ‘시한폭탄’이었던 이들 ‘빅2’의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안도감이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도 위기는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적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7일 오전 11시(현지시간) 미 재무부와 연방주택금융지원국(FHFA)의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한 국유화 방침이 발표되자 금융 시장은 일제히 환영하고 나섰다. 금융 시장의 안정성이 재고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런 기대감을 반영해 7일 밤 뉴욕증권거래소(NYSE) 장외 전자거래에서 선물지수는 2% 이상 급등했다.


웨스트우드캐피털의 대니엘 알퍼트 이사는 “국유화 조치는 틀림없이 모기지 시장을 안정시킬 것”이라며 “이를 통해 모기지 시장에 투자한 세계 금융권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빅2’로 인해 전전긍긍하던 금융주들도 일제히 수혜를 누릴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증시뿐만 아니라 크레딧디폴트 우려가 경감된 채권시장에 ‘희소식’”이라고 반색했다.

또 엔케리트레이드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8일 보도를 통해 “‘빅2’ 인수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감소해 투자자들이 최근 주춤했던 엔케리트레이드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분석했다. 도쿄 포렉스 앤 우에다 할로우의 마사노부 이시카와 외환딜러는 “패니매와 프래디맥의 상황은 호전되며 엔화를 대출해 미국으로 투자하는 현상이 가속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번 구제 금융에 대한 의문과 함께 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경고도 이어지고 있다. 부채 규모만도 1조5000억달러에 달하는 두 업체에 2000억달러의 자금이 과연 얼마만큼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또 이미 프라임 등급까지 신용경색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개입시기를 놓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워싱턴리서치의 부회장인 브라이언 가드너는 “역사적인 이벤트이긴 하지만 기뻐하긴 이르다”며 “이제 게임의 시작에 불과하며 상황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납세자들만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재무부의 매입대상이 두 업체의 ‘선순위 우선주’에 한정된 것도 또다른 후폭풍의 전조가 되고 있다. 우선주와 보통주에 대한 배당이 중지돼 자칫 이들 주식이 휴짓조각으로 변할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는 국유화가 발표된 직 후 ‘빅2’의 우선주 등급을 11단계 하락, ‘정크’레벨로 강등시켰다.


양대 모기지업체 국유화가 당장 신용위기의 종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거세지고 있다.

드렉셀파이낸셜그룹의 키이스 데뷔스 투자전략가는 “금융 위기는 이제 2회초에 들어선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클리브 그랭거 교수 역시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곧 또다른 손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jwyoo@fnnews.com유정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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