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초등학교서 내달부터 한자교육 실시

서울 강남교육청은 교육청 특색사업으로 10월부터 강남지역 초등학교에서 한자교육을 실시한다고 17일 밝혔다.

한자교육은 학교별로 아침 자습이나 국어과목 시간을 활용, 한자를 익히거나 방과후 과제로 제시해 공부하게 만드는 등의 방법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문법 위주 한문교육이 아니라 글을 읽고 이해하는 단어이해 중심으로 초등학교 졸업때 최소 900자 정도의 기초한자를 익힐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교육청이 이처럼 초등학교 한자교육에 나선 것은 우리말의 70%가 한자조합으로 이뤄져 있으나 초등학생을 비롯한 학생들의 한자교육 수준이 지극히 낮은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육군 제3사관학교 국어학과 김종환 교수가 발표한 ‘대학 졸업생의 한자능력 의식 조사’ 논문에서는 4년제 대학 졸업생 10명 중 6∼7명이 부모 이름을 한자로 쓰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강남교육청은 한자교육을 통해 국어능력을 향상시키고 이를 통해 학습에 대한 자신감과 의사소통 능력을 기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글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초등학생에게 한자교육을 실시하면 언어교육을 어지럽힐 우려가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특히 초등학교에서 영어교육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한자교육까지 더할 경우 학생들의 부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고 또 다른 사교육 유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초등학교 한자교육은 1970년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한글전용 정책을 강력 추진하면서 금지됐다가 1990년대 중반 재량활동을 통해 실시하도록 변경됐지만 현실적으로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중·고교에서는 각각 기초한자 900자 학습이 실시되고 있다./[e-mail]조윤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