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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무조건 불신할라” 수입·제과업체 좌불안석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9.25 21:47

수정 2014.11.05 13:01



멜라민이 검출된 중국산 과자가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중국발 멜라민 공포’가 전국을 덮고 있다.

특히 멜라민이 검출된 해태제과의 ‘미사랑 카스타드’는 멜라민 파문을 일으킨 중국 22개 회사의 제품을 사용하지 않은 제품이어서 중국산 유가공품은 물론 중국산 가공식품 전반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식품업체는 전반적인 먹을거리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바짝 긴장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발 멜라민 공포는 소비자들의 구매패턴까지 바꿔놓았다. 가공식품을 구매하면서 제품 뒷면 라벨을 꼼꼼히 살펴 중국산인지 일일이 확인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중국산 분유 등 함유된 가공식품 1만3582t 국내 유통

중국산 원유와 분유, 유청 등 유가공품이 함유된 중국산 가공식품이 올 들어서만 308품목 1만3582t 수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어린이들이 많이 찾는 초콜릿은 중국산 유분이 함유된 제품이 3000t 수입됐으며 커피크림도 1000t가량 수입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 제품이 멜라민 파문을 일으킨 중국 22개사 제품을 직접 사용한 것으로 확인된 일은 없지만 그렇다고 이들 제품이 멜라민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에 중국에서 발생한 분유·우유 멜라민 검출사건은 우유량을 늘리기 위해 물을 탄 뒤 단백질함량을 맞추려고 멜라민을 첨가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중국의 일부 유업체가 관행처럼 해 온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식약청이 멜라민 혼입 우려가 있는 428개 유가공제품 가운데 24일 현재 160개, 28%만 검사를 마쳤다고 밝혀 ‘제2의 멜라민 검출’ 제품이 추가로 확인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식품업계 ‘좌불안석’

한국마즈는 중국에서 ‘스니커즈’, ‘도브’, ‘m&m’ 등의 초콜릿을 제조해 국내 유통하고 있으며 한국네슬레도 중국에서 ‘킷캣’과 ‘리츠’ 제품을 수입판매하고 있다. 동서식품은 크라프트사가 제조한 중국산 ‘오레오’를 수입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중국산 유제품을 사용했지만 멜라민 파문을 일으킨 중국 22개사와는 무관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해당 업체들은 중국산 유가공 관련제품 불매운동으로 확산되지 않을까 바짝 긴장하고 있다.

문제가 된 해태제과를 비롯해 롯데제과, 오리온제과 등 국내 제과업체들도 소비자들에게 제품 안전성에 대한 홍보를 대폭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해태제과는 문제가 된 ‘미사랑 카스타드’ 787상자와 이에 앞서 수입·유통 중인 1만5000여상자 등도 회수하고 있다. 해태제과는 ‘미사랑 카스타드’와 같은 분유가 사용된 중국산 ‘오트웰’ 제품 약 2만상자를 자진 회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산 오트웰은 미사랑 카스타드를 만든 업체가 아닌 다른 업체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생산됐지만 같은 분유를 원료로 사용했다.

롯데제과와 오리온은 각각 ‘애플쨈’과 ‘카스타드 및 미카카오케익’을 중국에서 생산·수입하고 있으나 캐나다산과 프랑스산 분유를 쓰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롯데제과는 홈페이지에 ‘중국산 분유 파동에 대한 안내’라는 팝업창을 띄워 초콜릿에 쓰이는 분유는 100% 국내산, 프랑스산, 뉴질랜드산이며 아이스크림에 쓰이는 분유는 국내산, 캐나다산, 프랑스산, 벨기에산이라고 밝혔다.

오리온 관계자는 “카스타드와 미카카오케익 제조공장은 중국법인이 직영하는 공장으로 문제가 없는데 중국산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까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먹을거리 문제가 특히 이슈가 됐는데 중국의 멜라민 파동이 국내까지 번져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이번 멜라민 파동도 특정 업체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체의 문제로 확산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소비자 구매패턴 변화

중국발 멜라민 공포에 사로잡힌 소비자들은 제품을 구매할 때 중국산인지를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

특히 중국산 식품 및 과자류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피현상이 심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중국산 여부는 물론 OEM 제품인지 자체생산 제품인지 일일이 확인하는 등 가공식품 구입에 더욱 신중을 기하고 있다.

직장인 백흥수씨는 “중국발 멜라민 사태 이후 제품 라벨을 살피면서 중국산인지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제조된 제품은 무조건 불신하는 풍토가 확산되면서 직장에 비치되는 간식도 국산으로 바뀌고 있다.

직장인 박정민씨는 “오늘 아침 회사에 출근해 보니 간식이 ‘국내산’이라고 표기된 롯데제과 카스타드로 바뀌어 있었다”고 말했다.


/yoon@fnnews.com 윤정남 박신영기자

■사진설명=중국산 유제품을 사용한 한국네슬레의 '킷캣'(위)과 크라프트사의 '오레오'. 멜라민 파문을 일으킨 중국 22개 회사와는 무관하지만 중국산 유가공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 확산으로 외면받을 처지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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