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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정부 예산안] 알뜰가족 정책 이용법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9.30 17:33

수정 2014.11.05 12:32



대기업 과장인 나절약씨(42)와 중소기업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최알뜰씨(35)는 매년 정부의 예산안 발표를 유심히 살펴본다. 일상생활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아서다.

내년도 예산안도 마찬가지다. 가계의 부담을 덜어주는 새로운 제도가 많이 도입됐다. 정책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두 가족의 일상을 따라가 본다.


■동생은 창업지원금, 부모는 원예시설 설치비

나 과장은 주말이면 10세 된 아들을 데리고 산에 간다. 자신의 건강을 위한 목적도 있지만 아들의 살을 빼려는 의도가 더 강하다. 아들은 운동보다 게임을 좋아하는 탓에 갈수록 살이 찌고 있다.

앞으로 나 과장의 주말은 조금 더 자유로워진다. 비만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식이요법과 운동처방 등을 내리는 프로그램의 바우처(이용권) 4만원어치를 매달 제공받을 수 있어서다. 저녁에는 조금 일찍 퇴근해 수업이 끝난 뒤 개방되는 아들의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아들과 함께 뛸 계획이다. 주민에게 개방되는 학교 운동장은 올해 98개에서 내년 155개로 늘어난다.

최근 늦둥이 딸을 출산한 나 과장의 부인은 집에서 쉬고 있다. 그러나 내년부턴 오후에 회사를 나가기로 했다. 오전에 딸을 돌보다 집 근처에 사는 부모님께 맡기고 오후 일을 마친 뒤 다시 딸을 데려오면 된다. 육아휴직 지원 확대로 반일제를 쓸 수 있는 덕분이다.

나 과장은 창업준비를 하는 남동생에게 ‘아이디어 상업화 창업 지원’ 제도를 추천할 생각이다. 우수한 아이디어만 있으면 정부로부터 상품화·자금조달·마케팅 등을 일괄 지원받을 수 있다. 3500만원 정도의 지원금이 예상된다.

사업을 시작한 뒤 세무나 법무, 노무 등의 분야에서 도움이 필요하면 지방 중소기업청에서 상담하거나 콜센터(1357), 정보제공 포털(spi.go.kr) 등으로 문의하면 된다.

시골에서 과일을 키우는 부모님에게도 혜택이 돌아간다. 원예시설에 에너지절약형 장비를 설치하는 데 드는 비용이 크게 줄어든다. 정부가 에너지절약을 독려하기 위해 총비용의 80%를 지원해 주기 때문이다.

■아들은 맞춤형 관리, 본인은 정규직 훈련

최알뜰씨는 70세가 넘으신 노모를 모시고 산다. 어머니는 지난해부터 건강이 악화되더니 최근에는 치매 판정을 받게 됐다. 그러나 경제적 부담은 크지 않다. 노인장기요양보험 예산이 올해 1353억원에서 내년 3270억원으로 크게 늘어나 최씨는 어머니가 이용하는 요양시설 요금의 5∼20%만 내면 된다.

초등학생 아들은 잔병치레가 잦다. 지금까진 부부만이 관심을 쏟았지만 내년부턴 정부도 최씨의 아들을 챙긴다. 경제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아동을 위한 맞춤형 통합복지 지원서비스인 ‘드림스타트’ 사업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최씨네 동네에 새로 생기는 드림스타트센터에서 아들의 특성을 고려, 건강관리를 비롯한 보건·교육·복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 32개이던 드림스타트센터는 내년 75개로 늘어난다.

아들은 내년부턴 방과후학교에서 수업을 듣게 된다. 1인당 연간 30만원의 무료수강권이 주어지는 덕분이다. 최씨 아들처럼 이 혜택을 받는 이들은 내년에 35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최씨 부부는 최근 둘째를 낳았다. 최씨 부인은 육아휴직 기간이 끝나는 내년부턴 아이를 친정어머니께 맡길 계획이다. 12개월 미만의 아기를 부모나 친척에게 맡기면 자가양육비를 월 10만원씩 받을 수 있어서다. 저소득층 5만6000명이 이 혜택을 받는다.

12개월이 지나면 보육시설을 이용키로 했다. 하위소득 50%라면 만 4세까지 무료로 보육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계약직으로 일하는 최씨의 꿈은 정규직이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정부가 지정한 기관에서 직업훈련에 참여키로 했다. 2개월 이상 참여하면 최대 300만원의 생계비를 3.4%의 낮은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다.


직장을 그만두고 직업훈련을 받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근무가 없는 주말이나 야간에 받아도 된다.

/star@fnnews.com 김한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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