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돗토리(돗토리현)=글·사진 송동근기자】서울에서 비행기로 불과 1시간10분여이면 닿을 수 있는 돗토리(鳥取).이 곳은 일본 쥬고쿠지방 최고봉(해발 1709m)을 자랑하며 신성한 산으로 숭배돼 온 다이센산과 일본 제일의 돗토리 사구(砂丘·모래언덕), 만화로 유명한 미츠키 시게루, 그리고 가이케 온천 등 관광 명소가 곳곳에 숨어 있다.
이 중에서도 돗토리에서 대표격 명소는 일본 최대의 모래밭인 돗토리 사구. JR돗토리역에서 버스로 약 20분 내닫으면 광활한 자태를 드러낸다. 3만년에 걸쳐 사구가 형성됐다니 초입에서부터 세월의 더께를 물씬 느끼게 한다.
규모도 엄청나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정도. 동서로 16km, 남북으로 2km에 달한다. 끝간데 없이 눈 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사구를 한참 바라보고 있노라면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다. 그래서일까. 그 웅장함을 보기 위해 찾아오는 관광객 수만도 한해 130만여명에 육박한다.
특히 일렁거리는 바람결에 의해 자연 생겨난 풍문(風紋)과 비가 그친후 경사면에 흘러내리는 사렴(砂簾)은 황홀한 신비경에 젖게 한다. 돗토리 사구의 근원은 쥬고쿠 산악지대. 암석이 갖은 풍화작용을 거쳐 모래가 된 뒤 센다이천에서 거슬러올라와 모래 언덕을 형성했다고 한다.
돗토리 사람들은 이 언덕을 ‘살아있는 모래언덕’이라 부른다. 자연과 함께 갖은 변화를 거듭하는 모습이 마치 살아 있으면서 삶을 영위하고 있는 생물처럼 보여서다.
어쩌다 바람 한 점이 살랑 불양이면 모래 언덕은 호수에서 번지는 물결처럼 출렁이며 금새 표정을 바꾼다.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면 노을진 모래언덕 너머로 붉게 타오르는 석양의 일몰 광경은 가히 감탄사를 자아낸다.
돗토리 사구는 석양이 지고나면 기억에 남을 또 하나의 볼거리를 선사한다. 모래 언덕 너머 수평선 저 편에 두둥실 떠 있는 불밝힌 고기잡이배는 한 폭의 정물화를 그려낸다. 많은 문인들이 이곳을 작품 무대로 주옥같은 시를 남겼을 정도./dksong@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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