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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e 08 USA] <4> 신뉴딜정책 한국 산업계 영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1.11 18:01

수정 2008.11.11 18:01



오바마가 미국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국내 산업계의 미국시장 공략 전망도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수출로 먹고 사는 한국 기업들은 미국 금융위기발 실물경제 위축 상황에서 물러설 수 없는 벼랑끝 전술을 펼쳐야 할 입장이다. 미국 시장의 활성화는 한국 기업들이 스스로 풀 수 없는 대외적 변수에 해당하지만 국내 기업들은 이번 오바마 당선을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는 국면으로 활용해야 한다.

특히 해외생산거점 및 판로 다각화를 비롯해 연구개발 강화를 통한 기술력 배가 및 신속한 조직 구조조정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위기보다 기회가 많다

위기 요인은 우선 오바마 정부가 미국의 경기침체 및 무역적자 확대를 의식해 보호무역주의 압력을 거세게 밀어붙일 것으로 우려되는 점이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은 보호무역주의를 넘어설 충분한 글로벌 경영을 이미 준비해 왔으며, 이 같은 무역장벽을 넘어설 방안을 강구 중이다.

아울러 미국의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도 고심 중이다. 특히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는 한국보다는 패권국가를 꿈꾸고 있는 중국을 겨냥할 것이라는 점에서 합리적이고 전략적인 줄타기 전술도 요구된다.

자동차 산업이 위기와 기회의 표적으로 떠올랐다. 오바마가 미국 고용창출과 성장률 제고 차원에서 미국 자동차업계 지원육성을 천명하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원점 검토도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2가지 측면에서 한국 자동차 산업의 기회도 많다는 지적이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이미 미국 내에 자동차 생산전략 기지를 마련해 왔다. 이 밖에 한국 시장을 벗어난 글로벌 생산기지를 넓혀 왔다는 점에서 보호무역의 방어막을 충분히 뛰어넘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우증권은 한국 자동차업체만을 대상으로 하는 수입 제한조치는 법적 근거가 매우 취약해 가능성이 희박하며, 특히 현대차는 2005년부터 미국 현지생산체제를 가동해 대미 수출을 크게 줄여왔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오바마 정부 정책은 고소득층보다 중산층과 서민층의 구매력을 높일 수 있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소형차에서 강점을 갖추고 있는 현대·기아차 입장에서는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실제로 현대·기아차의 중소형차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 불황 속에서도 미국 시장을 비롯한 해외에서 상한가를 치고 있다.

국내 전자·가전업종 및 철강업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미국과 중국 간 미묘한 패권싸움도 한국기업에게는 기회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당장 미국과 중국은 추락하는 경제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우선적으로 자국의 내수시장 활성화에 올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거대 소비국가인 양국가에서 내수진작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것은 글로벌 소비시장 침체를 제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기업을 포함해 대의적으로 환영할 일이다.

대중국 수출량이 많은 한국 기업으로서는 최근 침체된 중국수출의 활로를 맞을 수 있다. 특히 이 시점에서 주목할 점은 미국의 대중국 견제구가 상당히 거칠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의 경제 재건을 위해 중국에 대한 보호무역을 강화한다는 점은 한국의 일부 업종에서는 기회가 돌아온다는 점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철강산업이나 섬유산업이 이 같은 미묘한 상황에 놓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론 대중국 보호무역 강화가 한국 등 여타 국가로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이는 아전인수격 해석일 수도 있다.

이에 따라 결론은 한국기업들의 내부적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해결의 열쇠가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모두 열악한 시장 환경에서 고군분투하는 상황에서 기술 및 가격경쟁력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는 점이다. 특히 한국기업들은 노조와의 갈등을 극복하고 이번에 효과적인 구조조정을 얼마나 이뤄 내느냐가 재도약의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김일섭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회장은 11일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서울과학종합대학원(총장 윤은기) 4T CEO 과정 총원우회 조찬세미나에서 ‘세계 금융 위기와 우리 기업의 대응’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불황 장기화에 대비하여 인재와 현금의 여유자원을 확보하고 전사적, 종합적, 전문적 상시 위기관리시스템을 가동하여 조직의 긴장감을 유지시키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런 위기 상황일수록 현명한 성장을 모색해야 하며, 호황기에 기대하기 어려웠던 낮은 가격으로 우량기업을 매입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기 때문에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면 이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제안했다.

■신성장동력·캐시카우 산업으로 승부

전반적으로 자동차산업의 불황과 미국자동차산업에 대한 오바마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대세를 이룰 전망이다. 그러나 전체 수출물량의 30%를 미국시장에 수출하는 현대·기아차는 오바마 후보의 당선이 한국 자동차 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오바마 정부가 자동차 빅3 업체와 중산층 지원을 가속화할 경우 품질이 우수하면서도 가격은 저렴한 국산 차들로 수요가 몰릴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미국차와 기타 글로벌 완성차업체에 비해 현대·기아차는 가격 대비 우수한 품질의 차종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정보통신(IT)산업 역시 과거 클린턴 정부 이후 오바마 정부 시대에 또한번의 호황기를 맞는 것 아니냐는 낙관론이 솔솔 나오고 있다.

오바마 당선자의 공약대로 R&D 분야의 세금공제를 영구화하고, 미국 전역에 차세대 브로드밴드 설치를 통해서 일자리를 창출할 경우 IT 강국인 국내 기업의 기회가 그만큼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가 미래 성장산업으로 표명한 재생에너지산업 역시 오바마 시대에 각광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 10월 3일 의회 통과를 거친 금융구제법안 내 재생에너지 인센티브 안이 포함돼 있어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업들도 이미 녹색성장 사업에 막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어 향후 풍력 터빈 및 베어링 등 부품, 태양에너지 모듈 등의 대미 수출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전력기자재 산업은 국내 기업에 또 하나의 캐시카우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오바마 당선자는 인프라 확충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전력시설 확충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에 전력시설 확충에 따른 전선, 커넥터, 인슐레이터 등 전력기자재 수요가 확대될 전망이다.

/jjack3@fnnews.com 조창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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