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서울 태평로 사옥을 떠나 강남 신사옥으로 이주하던 지난 14일.
지하철 2호선 강남역 4번 출구 옆 통로를 통해 삼성의 강남 신사옥 지하 입구에 도착했다. 아직 삼성 강남 신사옥에 대한 네이밍(작명)을 못한 탓인지, 안내 표지가 없어 입구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겨우 찾은 삼성 강남 사옥 지하 2층 입구의 회전문엔 ‘SAMSUNG’이란 로고가 선명하다.
지하 2층에서 에스컬레이터(자동계단)를 통해 지하 1층으로 올라갔다. 그곳엔 은행, 식당, 커피숍 등의 편의시설이 들어섰다.
다시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지상 1층으로 나왔다. 순간 우뚝 솟은 사각 수정기둥 모양의 삼성 강남 신사옥 건물 3동이 눈에 들어왔다. 삼성 강남 신사옥은 A동, B동, C동 등 3개로 일명 ‘삼성타운’을 형성하고 있다. 3개 건물은 모두 42층가량의 고층 건물이다.
그 중 C동은 삼성전자 사옥이다. A동은 삼성생명, B동은 삼성물산이 각각 사옥으로 사용한다. 삼성그룹의 주력 3사가 강남시대의 삼각편대로 위용을 뽐내고 있는 것.
특히 삼성전자의 C동은 커다란 ‘크리스털 상자’에 또 다른 작은 ‘크리스털 상자’를 포개놓은 듯한 독특한 모양이다. 이곳에선 3500여명의 ‘삼성맨’이 근무한다.
C동 건물 중간에 터널 같은 통로가 있는 것도 인상적이다. C동의 외관은 모두 대형 강화유리로 치장해 건물 전체가 ‘크리스털 기둥’ 같은 느낌이다.
먼저 C동 로비에서 맞이한 것은 보안검색 시스템이다.
1층 로비에서는 4곳의 엘리베이터가 눈에 들어왔다. 4곳의 엘리베이터는 지하층(B7∼1층), 저층(1∼19층), 중층(19∼30층), 고층(30∼42층) 등으로 나뉘어 있다.
먼저 35층으로 갔다. 아직 이삿짐을 완전히 풀지 않아 어수선한 가운데 중앙 벽면에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모니터가 눈에 들어왔다. 주요 경영진의 상황(출장·근무·외출·회의)을 색깔별로 알려주는 ‘삼성의 창’이다. 또 사무실 한편엔 25.4㎝(10인치) 크기의 터치스크린 형태의 제어장치가 있다. 이는 사무실의 동·서·남·북의 위치별로 온도와 습도 등을 조절하는 시스템이다.
사무실 사방의 창문 커튼을 리모컨으로 자동 조정토록 설계한 것도 돋보인다.
사무실의 중앙부에는 회의실이 위치해 있다. 회의실 바로 옆에는 아래층이 훤히 보이는 내부 계단도 있다. 사무실의 한쪽 면엔 별난 문이 있고 그 안에는 수십 개의 서류보관함이 일렬로 구비돼 있다.
다시 21층으로 내려왔다. 이곳은 화장실에도 보안시스템을 구비한 게 눈에 띄었다. 화장실에 들어갈 때와 나갈 때 반드시 출입카드를 시스템에 접촉해야 문이 열렸다.
다시 7층으로 이동했다. 이곳엔 330㎡가량의 공간에 정원이 조성돼 있다. 이곳엔 임직원의 휴식을 배려해 꽃과 풀·나무 등이 어우러져 있다.
이어 지하 2층으로 이동했다. 이곳엔 크게 A룸과 B룸으로 나뉜 구내식당이 나왔다. 구내 식당 직원은 “한꺼번에 1100여명이 식사를 할 수 있다”면서 “한번 식사에 12분 정도 소요되는 점을 고려할 때 C동 근무자 3500여명 전체가 점심시간에 식사를 할 수 있다”고 들려줬다.
강남 사옥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첨단 지능형 빌딩관리 시스템도 갖춰져 있다. 먼저 중앙통제실을 통해 전층의 상황을 실시간 통제할 수 있다. 또 임직원의 휴대폰은 무선 인터넷 통신시스템으로 자동 접속된다. 해질녘, 삼성타운 내 중앙로를 따라 양쪽으로 늘어선 20여개의 가로등은 ‘삼성의 강남시대’를 축하하듯이 밝게 빛나고 있었다.
/hwyang@fnnews.com 양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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