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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구조조정..후판값 안정?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1.20 21:35

수정 2008.11.20 21:35

조선업계의 구조조정이 후판가격에 영향을 줄지 철강·조선업계 모두 주목하고 있다. 조선업계는 후판가격 안정을 기대하고 있는 반면 철강업계는 이보다는 국제가격이나 원자재인 슬래브가격, 환율 영향이 더 크다는 입장이다.

20일 철강 및 조선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조선업계 구조조정에 착수해 그동안 고공행진을 펼쳐온 후판가격에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조선업계는 기대감이 크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국제적으로 후판가격이 떨어지는 데도 국내는 신생 조선소로 인한 수급불균형으로 인해 강세를 보였다”면서 “이번 조선업계 구조조정이 이루어지면 후판가격도 안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내 후판 생산업체인 포스코와 동국제강은 조선업계 구조조정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소 다르다. 포스코는 슬래브를 자체 생산하기 때문에 국제가격에 연동해 가격정책을 쓰고 있다. 반면, 동국제강은 슬래브가격에 연동하고 있다. 후판가격에 영향을 주는 것은 수급측면도 크지만 국제가격과 원자재인 슬래브가격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포스코는 지금 공급하는 후판가격이 글로벌가격에 비해 저렴해 인하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하고 있다. 포스코도 현재로서는 인하 계획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중소 조선소에는 아예 공급하지 않고 있으며 한두개 조선소가 퇴출된다고 수급에 큰 변화가 오는 것은 아니다”면서 “후판가격은 결국 조선산업의 전체경기상황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현재 국제 슬래브가격이 내림세여서 내년중에 인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환율이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현재 사용 중인 슬래브는 9월 말 원·달러환율 1100원대에 도입한 것이다. 당시 동국제강은 내년에는 국내 수요산업의 경쟁력을 고려해 슬래브 가격이 내린다면 인하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최근 환율이 1400원대에 진입한 흐름이 유지될 경우 인하는 불가능해진다. 회사 관계자는 “국제 슬래브 도입가격이 현 수준에서 유지되고 환율 1200원이면 후판가격 인하여지가 있지만 그 이상이면 적자가 발생해 생존의 문제가 제기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회사가 9월 말 계약한 슬래브 도입가격 1050∼1100달러는 현재 환율로 계산한 원화가격은 140만원이 넘는다. 현재 동국제강은 t당 141만원에 후판을 공급하고 있다. 다음달 협상에 나설 내년 1·4분기 슬래브 공급물량의 경우 현재 국제 슬래브가격이 900달러 후반∼1000달러. 이를 환율로 계산하면 역시 140만원 안팎이어서 동국제강 입장에서 보면 가격인하는 사실상 손해보고 팔라는 것과 같다.

중국산 후판도 또다른 가격변수가 되고 있다. 현재 국내 조선업계의 수요 초과로 인해 포스코는 400만t,동국제강은 270만t을 생산하고 있으나 연간 400만∼500만t을 수입하고 있다. 주로 수입하는 일본산 선박용 후판가격은 14만엔. 이는 원화로 200만원이 넘는다.


반면 중국산은 900달러 정도여서 가격경쟁력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다. 또한 중국정부가 12월부터 수출세를 폐지키로 해 가격경쟁력이 제고돼 중국산 봇물이 터질 공산도 없지 않다.


대신증권 문정업 부장은 “중국의 수출세 폐지효과가 당장은 아니더라도 점차 나타날 것”이라면서 “동국제강의 경우 이르면 내년 1·4분기에 후판가격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cha1046@fnnews.com 차석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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