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표는 이날 부경대에서 명예 정치박사학위를 수여받은 뒤 인사말을 통해 “정치란 나를 버려야 하는 것이며, 그동안 내 정치 철학에 박근혜는 없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정치란 잠시 국민의 위임을 받아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라며 “나를 버릴 때 원칙과 약속도 지킬 수 있고,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신뢰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정치를 권력투쟁이라고 하지만 나를 버릴 때 정치는 권력투쟁이 아니라 그 이상의 것이 되고, 비워진 바로 그 곳에 국가와 국민
을 채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당내 친이 대 친박 대결구도가 여전하다는 일각의 시각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동시에 오로지 국민만을 바라보고 가겠다는, 이른바 ‘무소유 정치관’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전 대표는 또 “지난 10년간 항상 머릿속에 기억해온 것은 바로 정치가 잘 돼야 나라가 잘 된다는 것”이라며 “그것을 위해 우리 정치가 어떻게 바뀌어야 되는가 작지만 나름대로 노력해 왔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실 내 정치의 신념과 목표는 모두 정치학 교과서에 나오는 것들이지만 막상 그것을 현실에서 하려니 정치를 모른다, 실험 정치를 한다는 여러 평가들이 많았다”고 소개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이번에 정치학 박사학위를 주셔서 앞으로 정치를 모른다는 이야기는 듣지 않을 것 같다”고도 했다.
그는 “외환위기 때 정치를 시작한 나로선 최근 미국발 경제위기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국민을 보면서 정치를 시작할 때와 비슷한 상황인 것 같아 정말 마음이 무겁다”고 소회를 밝혔다.
아울러 “10년전 정치를 시작한 초심으로 새롭게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정치만 제대로 한다면 우리는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원칙’과 ‘소신’을 중요 가치로 강조해온 박 전 대표 자신을 다잡는 동시에 국민을 위한 생산적인 정치 구현을 위해 앞으로 할 말은 하겠다는 의지가 읽혀지는 대목이다.
측근인 김무성 의원은 축사를 통해 “박 전 대표가 지난 경선에서 보여준 아름다운 승복은 우리 정치의 품격과 국격을 한단계 끌어올린 것”이라며 “그 이후 같은 수준의 화답이 있기를 국민들이 기대했고, 깨끗한 승복이 아름다운 동행으로 이어졌다면 국격이 한 단계 올라갔을텐데 참으로 큰 아쉬움이 남는다”고 이명박 대통령과 친이 진영을 향해 쓴소리를 던졌다.
박 전 대표는 이어 부산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지지자 모임인 포럼부산비전 정기총회에 참석한 뒤 일부 지인들과 만찬을 함께한 뒤 귀경했다.
박 전 대표는 포럼 축사에서 “무역과 국제관계가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부산만큼 성장가능성이 큰 도시가 없다”면서 “저도 부산의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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