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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손실 해외펀드 ‘눈물의 환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1.25 18:07

수정 2008.11.25 18:07



#올 초 400만원가량의 여윳돈을 러시아펀드에 거치식으로 투자했던 오씨(30·회사원)는 최근 고민 중이다. 펀드 수익률이 -70%를 넘어섰지만 향후 러시아 경제나 증시전망은 더 악화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 지난달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면서 손실이 커졌을 때만 해도 원금 생각에 환매는 꿈도 못 꿨다. 단기간에 급락한 만큼 어느 정도선까지는 회복되지 않겠냐는 기대심리도 있었다. 그러나 두달이 다 되도록 수익률은 -70% 안팎을 헤매면서 차라리 환매 등으로 포트폴리오 일부를 정리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러시아 펀드 등 남은 원금보다 평가 손실이 훨씬 더 큰 펀드 가입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원금이 회복될 때까지 몇 년이 걸릴지,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전략을 어떻게 짜야 할지, 지금이라도 정리해야 할지 등에 대해서다.

사실 원금손실이 너무 커서 환매조차 생각못했던 펀드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내년까지 리스크가 여전할 일부 국가나 지역 펀드에 대해서는 비중을 축소할 것을 권하며 사실상 ‘환매’를 말하고 있다.

25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으로 해외주식형펀드 중에서 러시아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이 -75.94%로 최악을 기록하고 있으며 러시아 비중이 높은 유럽이머징펀드가 -66.36%로 뒤를 이었다. 친디아펀드, 중국펀드, 에너지섹터펀드, 일본리츠재간접펀드 등의 수익률도 모조리 -60%를 넘어섰다.

지난해 9월에 설정됐던 ‘JP모건러시아주식종류형자 1A’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81.90%로 원금의 20%조차 남아있지 않은 상태. 2466억원이나 자금이 몰렸던 펀드지만 현재 남아있는 순자산은 477억원에 불과하다.

‘미래에셋러시아업종대표주식형자 1(CLASS-A)’(연초 이후 수익률 -77.06%)와 ‘우리CS러시아익스플로러주식 1ClassA1’(〃 -72.04%), ‘신한BNP봉쥬르러시아주식투자_자ClassA 1’(〃-70.61%), ‘CJ러시아플러스주식형자 1-C 1’(〃-67.96%) 등도 3분의 1토막 났다. 러시아비중이 높은 동유럽펀드나 이머징유럽펀드, 브릭스펀드의 수익률도 비슷하다. ‘미래에셋맵스MSCI이머징유럽인덱스주식 1(C-A)’(〃-72.01), ‘신한BNP봉쥬르동유럽플러스주식자_HClassA1’(〃-70.86%), ‘미래에셋동유럽업종대표주식형자 1CLASS-C’(〃-68.17%) 등이다. 중국인프라 관련 펀드나 에너지 펀드도 수익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

몇달 전만 해도 수익률이 급락한 시점에서의 환매는 손실을 확정짓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한다며 만류하던 전문가들도 이젠 입장을 바꾸기 시작했다. 보수적 접근이라면서 사실상 환매를 하라는 ‘비중 축소’를 권하고 있다.


현대증권 최정원 연구원은 “러시아나 브라질 증시의 특성상 국제상품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서지 않는 한 반등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세계경기 침체 여파로 수요가 줄 것을 감안하면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러시아의 경우 추가 하락할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는 상태. 글로벌 증시가 올 초부터 지속적으로 조정과 하락세를 반복했지만 러시아 증시는 유가 고공행진에 지난 5월 2498.10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6개월만에 540선까지 78%나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굿모닝신한증권 이계웅 펀드리서치팀장은 “러시아 정부가 구제금융 지원과 실업수당 인상, 기업규제 완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위기탈출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며 “당분간 낙폭 과대에 기대기보다는 러시아펀드에 대해 경계감을 가지고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hug@fnnews.com 안상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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