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문화와 예술을 담은 캘린더를 제작해온 SK그룹이 이번에는 2000여년의 역사를 담아냈다.
SK그룹은 우리 조상이 2000여년 전부터 사용하고 지켜왔던 한자와 한글 등 보물급 서예작품을 소재로 2009년 벽걸이형 VIP캘린더를 제작했다고 30일 밝혔다.
선조들의 서예 작품뿐 아니라 민족의 정통성을 느낄 수 있는 광개토대왕비 비문이나 보물급 작품을 담은 것이 2009년도 VIP캘린더의 특징이다.
구체적으로 5월과 7월에는 신품사현으로 불렸던 신라시대 김생과 고려시대 탄연(坦然)의 작품을 담았다.8월에는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문인 김정희의 시구를 실었다. 10월에는 조선 세조 5년인 1459년 간행된 석가 일대기로 보물 745호로 지정된 월인석보를 담았다.
특히 VIP캘린더에는 월별로 가슴에 새겨야 할 마음자세까지 담았다. 예컨대 1월에는 조선 후기 학자 송시열이 쓴 ‘각고(刻苦)’란 글자를 통해 ‘연초부터 뼈에 새기는 아픔을 참고 힘써야 한다’는 뜻을 갖도록 했다.3월에는 이황이 쓴 ‘유거(幽居)’란 시를 게재해 미물과 소통하며 자연속에서 유유자적하는 풍류를 느끼도록 했다. 12월에는 우리나라 서화사 연구의 아버지인 오세창의 ‘문화보국’, 즉 문화만이 나라를 항구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는 뜻을 담았다.
SK그룹은 벽걸이형 VIP캘린더 외에도 도자기형 캘린더와 문학캘린더, 일반캘린더 등 3종류를 더 제작했다.
도자기형 캘린더(사진)는 술병이나 물병으로 사용됐던 조선 백자 장군병에 달력을 넣어 백자의 아취와 캘린더의 실용성을 함께 살렸다. 문학캘린더는 만화가 고우영 화백의 삼국지에 나오는 주인공을 소재로 독특한 레이아웃을 했다.
권오용 SK㈜ 브랜드관리실장은 “SK가 민화를 소재로 만든 2008년 VIP캘린더는 일본에서 열린 제59회 일본 캘린더 전시회에서 외국기업 최초로 특별상을 수상할 만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면서 “앞으로도 예술작품으로서의 캘린더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cha1046@fnnews.com 차석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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