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정지원특파원】위기에 빠진 디트로이트의 미국 자동차 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빅3’ 기업이 하나로 합병해야 된다는 주장이 미국의 주요 언론에 의해 제기됐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기사에서 “미국의 자동차산업을 대표하는 빅3의 위력은 이제 옛말이 돼버렸다”며 경쟁력을 상실한 채 정부의 구제금융에 매달리는 세 기업을 하나로 합병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크라이슬러 등 빅3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5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들 3개 회사들은 올해에만 300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했고 현재 매달 60억달러를 잃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시보레와 포드, 캐딜락 등 세계적 명성을 얻는 브랜드를 살리되 폰티악과 머큐리, 새턴 등은 과감하게 내버리는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빅3에 의존하는 노동자가 무려 250만명에 달하고 있는 사실을 감안했을 때 빅3를 망하게 내버려 두는 것보다 하나로 합병하는 것이 옳은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빅3의 합병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각사의 강력한 노조와 더불어 독립적인 딜러들이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며 동시 합병이 아닌 단계적인 합병 방법이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빅3 중 가장 열악한 크라이슬러를 제외하고 GM과 포드를 우선 통합하는 방안을 의미하는 것이다.
GM의 밥 루츠 부회장도 “디트로이트를 파산케 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큰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론 합병 추세가 확대되는 것이 대세”라고 말했다.
뉴스위크는 자동차산업이 철강과 우주항공 사업을 좋은 사례로 생각해야 된다며 미국의 철강산업이 외국 회사와의 경쟁에서 뒤지면서 지난 1986년부터 35개 이상의 회사가 파산을 맞은 사실을 예로 들었다.
철강업계는 그러나 회사 간의 합병절차를 통해 재정적으로 지난 2003년 11억달러 적자에서 2004년에 무려 66억달러의 흑자로 돌아섰다. 항공사업 역시 냉전시대 종식 이후 국방 예산 삭감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보잉사와 맥도널 더글러스의 합병으로 인해 유럽의 에어버스와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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