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3일 오전 서울 역삼동 역삼빌딩. 삼성생명 전략채널본부 T.O.P(Top of the Partners)브랜치. 오전 8시 이상규 당직사령관(지점장)의 구호에 맞춰 아침점호(?)에 참석한 20여명의 예비역 중위(LC·Life Consultant)들이 하이파이브를 외친다.
벽에는 ‘젊은 스파르타들이 쓰는 보험의 역사’라는 플래카드가 전투 의욕을 자극하고 있다.
여느 보험지점과는 사뭇 다른 이곳은 삼성생명이 올 7월 전역한 ROTC 44기 출신만으로 구성한 특화 브랜치. 영업맨 모두가 30대 미만의 청년들이어서 그런지 활력이 넘친다.
김소리 LC는 9사단에서 포병장교, 본부중대장을 끝으로 올 7월 전역하면서 T.O.P브랜치 창설 멤버로 합류했다.
“모시던 장군이 별을 달 수 있다면서 장기복무를 권유했지만 전역을 결심했습니다. 삼성생명에서 영업의 별이 되면 더 의미있는 것 아닙니까.”
김 LC는 사람 사귀는 게 장기다. 선교사를 하는 부모님 때문에 초등학교 5군데, 중학교 2군데를 옮겨 다녔으며 지금까지 40번 이상 이사를 다녔단다.
한군데 붙어 있는 직장보다는 보험영업처럼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면서 다니는 유목민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 보니 김 LC는 다른 영업맨보다 고객과의 친숙 단계가 훨씬 짧다고 한다.
그의 이런 사교성 있는 성격은 영업으로 연결된다. 9월에 출시된 퍼펙트통합보험을 20여보장이나 체결해 루키 챔피언에 올랐다.
3W(매주 3건 계약)를 15주째 이어 오고 있다. 본사에서 150여명의 선배들을 모아 놓고 판매 노하우를 강의까지 했다.
최연소 지점장을 꿈꾼다는 김씨는 부하를 사랑하고 아껴야하는 장교생활의 경험이 고객을 사랑하고 아껴야 하는 보험영업맨과 맥이 닿아 있다고 강조한다.
강원도 양구에서 연대정보장교로 근무하다가 전역과 동시에 T.O.P사단에 합류한 곽우준 LC. 삼성의 브랜드에 매료돼 삼성생명과 인연을 맺었다는 그는 군에서 정보장교를 역임했다.
보안이 몸에 밴 그는 고객정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최근 고객정보가 유출돼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것을 보고 과거 군생활을 되돌아보게 됐다는 곽씨는 군에서 발휘했던 도전정신으로 무장하면 보험영업은 아무런 장벽이 없다고 강조한다.
군생활에서 상관들이 기분이 좋지 않았을 때 부하들이 느끼는 정신적 갈등을 반추해 보면 고객들로부터 받는 거절, 무시, 냉담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그는 챔피언을 마음속에 그리고 있다.
경기도 송추 72사단에서 수색중대장, 본부중대장을 역임했던 김정훈 LC.
군에서도 보험에 가입했을 정도로 보험에 관심이 많아 전역과 함께 사법고시 합격의 꿈을 접고 보험영업맨으로 새출발했다.
훈련 중 군병원에 입원했다가 몇 십만원의 입원비를 받아 본적이 있었다는 김씨는 보험의 소중한 가치를 전파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혹한기 훈련을 나갔다가 비트(참호)를 파고 잤는데 다음날 아침 깨어 보니 독사가 옆에서 동면하고 있었던 경험을 얘기하는 김씨는 독사 같은 영업맨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강원도 원통 12사단에서 정훈장교로 있다가 올 6월 말 전역과 함께 삼성생명에 합류한 이영환 LC.
대학시절 증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경험이 있어 군에서도 재테크에 유독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군에서 증권투자상담사까지 취득했다.
군에서 전역하면 2개월 동안 세계일주 여행을 하겠다는 계획 아래 티케팅까지 했지만 삼성생명의 리쿠르팅 교육을 받고 하루가 아까워서 LC 생활을 시작했단다.
정훈장교를 했던 까닭에 대화로 풀어나가는 것은 자신있다는 이씨는 고객과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보험의 가치를 전파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T.O.P브랜치는 이렇듯 패기 넘치는 젊은이들로 뭉쳤다. 그래서 회사에서는 기대도 크다.
실제 이 브랜치는 개점 이후 4개월 동안 한 번도 5위권을 벗어난 적이 없다. 사실 전역장교들만으로 지점을 꾸리는 것에 대해서는 찬반양론이 있었다.
사회적인 네트워크가 전무한 전역장교들이 영업을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감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우려는 기우로 끝나가고 있다. 네트워크보다 더 중요한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무장했기 때문이다.
이상규 지점장은 “장교들은 군에서 리더십, 협동심을 키웠기 때문에 영업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며 “이들의 성공신화가 후배들에게 자연스럽게 알려지면 리쿠르팅도 원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에서의 첫발을 보험과 맺은 이들 전역장교들이 삼성생명 보험영업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
/toadk@fnnews.com 김주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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