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각종 감세 정책으로 부족한 세수를 마련하기 위해 유류 할당관세 인상 등 국세 확충 방안과 함께 지방재정 확대를 위해 간판세, 광고세, 온천세 등 지방세목을 신설키로 했다.
이 같은 정부의 조치는 종합부동산세 인하 등 부자들에 대해선 세금을 깎아 주면서 부족한 부분을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서 충당하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우선 정부는 국세 확충 방안으로 유류 할당관세 인상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원유, 액화천연가스(LNG)를 비롯해 휘발유, 등유, 경유, 중유 등 4개 석유제품의 할당 관세율은 LNG(0%)를 제외하고 모두 1%다. 정부는 지난 4월에만 해도 고유가로 석유제품 가격이 급등하자 LNG를 1.5%에서 1%로, 4개 석유제품은 3%에서 1%로 할당관세를 내렸다.
이를 통해 석유제품의 국내외 가격차가 축소될 경우 외국제품의 국내유입을 통해 경쟁구도를 조성함으로써 가격인하를 유도한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으면서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급등세를 지속하던 국제유가가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세계경기 침체로 급락세로 돌아서면서 석유제품 가격도 함께 하락하자 정부는 다시 할당관세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안대로 원유에 대한 할당관세를 3%로 인상할 경우 5000억∼6000억원, 석유제품까지 포함할 경우 7000억∼8000억원의 막대한 세수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할당관세가 간접세라는 점에서 조세 저항을 최소할할 수 있다는 점도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종부세 개편으로 지방자치단체에 돌아갈 교부금이 줄어들자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조례에 지방세목을 신설하고 구체적인 세율수준을 결정토록 함으로써 지방세수를 자체 충당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예컨대 옥외간판 등에 일정 수준의 간판세를 부과하고 온천이 유명한 지역에는 온천세를 매기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방이 스스로 필요한 것에 대해서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 준다는 차원”이라며 “예를 들어 간판세 외에도 관광세, 광고세, 입도세, 벌크화물세, 시멘트 제조세 등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종부세 충당 차원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강 장관은 “종부세수 감소를 보충하려는 의도가 아니다”면서 “지역이 천혜의 자원이나 조건을 갖춰서 (세금을 부과) 할 수 있더라도 지역의 주된 용도를 메울 정도로 크진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종부세 등 부유층을 위한 세금을 줄이는 대신 이를 지방세 세목을 신설해 메울 경우 부자들의 감세를 위해 서민들에게 세금을 매긴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돼 세목 신설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hjkim@fnnews.com 김홍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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