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지 김의장 직권중재 "최대고비"..각자 도생속 막판조율 시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2.29 16:35

수정 2008.12.29 16:35


김형오 국회의장은 29일 국회의 극한 파행사태에 대한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여야가 각자 도생 입장을 고수하면서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고 있다.

김 의장은 이날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31일 본회의에서 여야가 합의한 민생법안은 선(先) 처리하고 임시국회말(내년 1월8일)까지 여야 대화상황을 지켜보면서 법안의 직권상정 여부 등 자신의 결단을 판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의장은 “여야 지도부에 다시 한번 대화를 촉구한다”며 “임시회기 내에 여야간 협의를 마쳐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다만 “여야 3당이 민생법안 처리에 이견이 없으므로 우선 31일 본회의를 열어 여야 합의된 민생법안을 처리하겠다”면서 “그러나 오늘 밤 12시까지 본회의장을 비롯한 의사당내 모든 점거농성을 조건없이 풀고 모든 시설물을 원상 복구시킬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지 않으면 여야를 불문하고 국회법 절차에 따라 의장으로서 취할 수 있는 모든 질서회복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30일 이후 국회의 모든 회의장과 사무실이 누구에 의해서도 점거·파괴당하지 않도록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농성 유지시 경호권 발동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만약 대화와 합의없는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국회의장으로서 마지막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면서 여야 합의 결렬시 직권상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여야 모두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으로선 전날 홍준표 원내대표 명의로 85개 쟁점법안에 대한 직권상정 및 본회의장 경호권 발동을 요청한 것과는 너무 동떨어진 처사라는 것.

이미 중점처리 법안까지 확정한 마당에 김 의장이 임시국회 만료일까지 협상 시한을 늦춘 데다 31일 본회의 처리법안도 민생법안으로 한정한 것이 못마땅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질서유지권 발동 언급은 환영했다.

박희태 대표는 의장 성명 발표 직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많은 국민들이 목말라하는 법안들의 연내 처리가 무산되는 것 같아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상당히 실망스러운 부분이 많다”며 “의장 판단은 너무 안이하다”며 섭섭한 속내를 드러냈다.


반면에 민주당 등 야권은 김 의장의 중재안을 ‘야당에 대한 선전포고’로 규정하고 직권상정의 철회를 약속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직권상정 프로세스로 이해돼 걱정”이라고 밝혔다.
조정식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오늘까지 농성을 풀지 않을 경우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은 야당에 대한 일방적 선전포고”라며 “직권상정 불가 약속 없이 민주당에 일방적으로 본회의장을 비우라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haeneni@fnnews.com정인홍 최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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