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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부터 ‘황소장’ 들이댄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1.04 22:49

수정 2009.01.04 22:49



기축년 새해 증시가 개장 첫날 산뜻하게 출발했다.

지난 2일 코스피지수는 32.93포인트(2.93%) 급등한 1157.40으로 올해를 시작했다. 개장 초 프로그램 매도 물량으로 지수는 약보합권에 머물렀지만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 반전했다.

개장 첫날 주가가 그 해 주가와 일치할 확률이 높다는 증권가의 속설처럼 국내 주식시장에는 소띠해를 맞아 불마켓(Bull Market·강세장)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

4일 증시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이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이미 90% 이상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올 한 해 국내 증시는 하락세가 상당부분 제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개장일 지수는 그 해의 ‘거울’

개장일 지수 등락과 그 해의 지수 등락이 같은 방향성을 보일 확률이 7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990년부터 지난해까지 19년 동안 개장일 지수와 그 해 전체의 지수 등락이 같은 방향성을 보인 확률이 73.7%에 달했다.

1990년 이후 1996년과 1997년, 2000년, 2002년, 2005년 등 다섯 차례를 제외하고 열네 번의 경우 모두 개장일과 연간 지수가 같은 흐름을 보였다.

개장 첫째주 지수 방향과 연간 지수방향이 일치할 확률도 68.4%로 높게 나타났다. 1월 등락률과 연간 지수 등락률의 방향성이 같을 확률은 73.7%에 달했다.

지난해 개장일 2.30% 하락으로 출발했던 주식시장은 연간 40.73% 급락하며 우울한 한 해를 보냈다.

개장일 2.93% 급등하며 출발한 2009년 새해 증시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12월과 1월은 심리적 움직임에 의해 영향을 많이 받는 시기로 통계적으로 다른 기간보다 높은 유의미성을 나타낸다”며 “새해 개장일을 맞는 증시 주변에 희망과 불안이 교차하고 있지만 자료에 의하면 연초 주가가 향후 장세에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말했다.

■2009년 증시, 하반기부터 상승세

전문가들은 올 한 해 국내 증시는 상반기 바닥을 다진 후 하반기부터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미국의 주택경기가 2·4분기 중 저점을 찍고 더 이상 하락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에서 비롯된다. 미 부동산경기 안정과 각국의 전방위적인 부양정책으로 하반기 이후 글로벌 경제가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감이 녹아 있다.

현대증권 서용원 센터장은 “글로벌 경제는 상반기 중 침체 국면이 불가피하지만 침체국면 완화를 위한 리플레이션 정책에 힘입어 하반기에는 완만한 회복세가 진행될 것”이라며 “한국경제 역시 통화완화 정책과 내수부양을 위한 경제정책에 힘입어 하반기에 회복되는 상저하고의 경기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대우증권 김성주 투자전략팀장은 “상반기 다중바닥 형성 후 하반기 완만한 상승을 보일 것”이라며 “실물경기 침체 본격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각국의 정책공조로 경기침체의 모습은 L자형보다 U자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자유시장경제가 경험하지 못한 위기를 맞은 만큼 글로벌 경제회복 시기를 단정짓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반기 경제회복과 증시 상승을 속단하기 어렵다는 것. 따라서 주식투자 종목을 슬림화하는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신증권 구희진 리서치센터장은 “올 상반기는 경기 및 기업실적 하강국면을 감안해 특화된 수출주와 재무구조가 우량한 기업을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며 “하반기는 경기 및 기업실적 회복 기대 국면을 감안해 경기민감주와 실적 전망치 상향 종목 위주 전략이 유효하다”고 밝혔다.

/ch21@fnnews.com 이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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