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변신도 무죄’
19년전 현재의 회사에 입사해 골프장과 인연을 맺은 뒤 ‘서비스의 꽃’이라는 골프장 총지배인으로 소임을 다하고 있는 제주 에버리스CC의 오원석(50) 총지배인의 이력을 더듬어 보면 더욱 그렇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그가 택한 첫 직장은 건설사. 건설 현장에서 엔지니어로 활동하던 그는 지난 1991년 신안그룹의 신안CC로 직장을 옮기면서 서비스맨으로 과감하게 진로를 변경하는 모험을 단행한다. 그 후 경기 화성의 리베라CC, 경기도 안성의 신안CC, 경기도 광주의 곤지암 그린힐CC 등 신안그룹 계열사 골프장의 설계 및 시공, 그리고 관리 등 골프장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하면서 골프장 경영에 대한 노하우를 터득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그러한 모든 과정은 현재를 위한 일종의 수능고사였는 지도 모른다. 그는 2005년말 경 제주도로 건너 오게 된다. 신안그룹이 제주도 북제주군 애월읍에 조성한 에버리스CC 건설을 위해서였다. 준공까지 2년여 정도로 예상했던 제주 체류는 올해로 벌써 4년을 훌쩍 넘긴 상태다. 그 중 새로운 영역이라할 수 있는 총지배인만 벌써 2년3개월째다. 그가 지배인으로 있으면서 스스로에게나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다름아닌 끊임없는 변화다. 계속된 모니터링을 통한 코스 리노베이션과 철저한 교육을 거쳐 거듭난 직원들의 서비스가 고객들로부터 호평을 받는 것은 바로 그러한 노력의 결실이자 그의 보람이다.
이를 위해서라면 스스로를 끝없이 낮추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직원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전 임직원들의 이름을 외워 그것을 호칭으로 삼는다. 직원들과의 벽을 없애기 위해서다. 업무 스타일도 독특해 지시는 1%에 그치고 확인은 99%로 철저히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몸에 배어 있던 직원들의 수동적 업무 자세가 사라지게 된 것은 당연. 그는 하루에 세 차례 이상 옷을 갈아 입는다. 코스 관리 때는 작업복, 일반적 업무를 볼 때는 점퍼, 그리고 고객을 맞이할 때는 정장 스타일이다. 직원들에게 솔선수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다.
그 또한 제주도 골프장들이 공통으로 겪고 있는 경영의 어려움을 비껴갈 수 없지만 그가 직원들에게 늘 강조하는 부분이 있다. “걱정하지 마라, 흔들리지 마라”가 그것. 그는 그 이유를 “다소의 영업 손실이 있더라도 그룹에 속해있는 골프장이다는 자부심을 갖고 직원들이 일할 때 그래도 골프장은 명문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실한 믿음이 있어서다”라고 말한다. 항공권 확보와 제살 깎기식 과열 경쟁이 제주 골프장의 문제라고 진단한 그는 어떠한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박리다매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golf@fnnews.com정대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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